[DQ] 산티아고, 닫아라,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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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교회 역사 속의 ‘사도’가 ‘기사’가 된 것이다.그것도 이슬람 세력을 무찌르는 기사!
스페인에서 ‘레꽁끼스따’(Reconquista) 즉, ‘국토회복운동’, 또는 ‘국토회복전쟁’은 참으로 길었다. 711년 지브롤터(Gibraltar)를 통해 들어온 이슬람 세력과의 긴 대결의 시간. 초기에는 이민족과의 저항이고 전투였으나, 점차 이슬람교와 기독교 간의 대결 구도로 구체화된다. 그라나다에서 이슬람 왕조를 쫒아낸 것은, 스페인의 통일을 의미했다.
이 상황에서 야고보, 즉 야곱(세계 여기저기서 쓰이는 Jacobo, Jacob, Iago, Llago, Yago, Jaime, Tiago, Diego, Santiago 등은 모두 이 인물을 지칭한다.)이 대두된다.
즉, 성서(사도행전 12장2절) 속 ‘땅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러 간 사도가 간 곳은 서쪽 끝 이베리아 반도, 즉 스페인이라고 생각되며, 그의 무덤이 발견되었다는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Santiago deCompostela) 쯤 돼야하는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즉, 좀 더 가면 지금도 ‘피니스떼라’(Finisterre(a),Fisterra, ‘땅끝’의 뜻으로, 스페인 서북부의 대서양과 면한 지역)가 있는가하면, 이슬람 세력이 스페인 남부에서부터 빠르게 치고올라와 북쪽의 산악지역에 닿았을 때, 스페인 땅에 기본부터 뿌리박고 살았던 왕조와 맞닿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땅끝까지 왔다는 사도 아곱의 무덤이 여기서 발견되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 보인다.
어쨌든 복음전파 후에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거기서 순교한 인물은 죽어서라도 스페인 사람들에게 나타나 이슬람 세력과 전쟁을 치루는 그 맨앞에서전투를 지휘하는 존재가 화신하였다.
[돈키호테] 2권의 58장에서 돈키호테가 말한다.
“이분이야말로 진정한 기사님이시지. 그리스도의 전사부대에 속하는 이분의 존함은 산띠아고 마따모로스. 이 세상에서, 그리고 이제 하늘에서까지 가장 용감하신 성인 기사님 중의 한 분이셔.”
산초가 묻는다.
“그런데, 나리 한가지만 말씀해주세요. 우리 스페인 사람들은 무슨 싸움을 시작할 때는 ‘Santiago, Cierra, España!’(산띠아고, 닫아라, 스페인)라고 외치는데, 그 이유가 뭔가요?혹시 스페인이 열려있어서 닫을 필요가 있다는 건가요? 아니면 뭘 닫으라는 거죠?”
이에, 돈키호테는,
“산초, 자네는 참 단순하고 어리석구먼. 이봐, (…) 우리 스페인인들이 무어족과 험악한 상황에서 싸울 때 (…) 수호신으로 그분을 부르고 가호를 청하는 거지. 실제로 여러 싸움터에서 그 수호신을 눈으로 보았다고 하는구먼. 아가르의 후손 회교도 군대를 치고박고 쳐부수고 죽이는 그분을 말이야. 이 사실에 대해선 진짜 스페인 역사서에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가 자네에게 여러 예들을 들려줄 수가 있네.”
설명은 길으나, 산초가 묻는 문장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다. 특히, 산초가 궁금해하는 ‘닫아라’라는 표현말이다.
세르반테스도 이 표현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을 것 같다. 아니,그에게 문학적 월계관을 씌워주는 입장에서는 이것조차 독자의 호기심과 자발적 해석을 유발하기 위해서였는지 모르지만, 질문에 대한 답을 안하고, 다른 이야기로 말을 전환하고 만다.
지금도 어떤 스페인 사람에게 이 표현의 의미를 물어본다면, [돈키호테]에 이런 문장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뜻을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다. 물론, 처음 들어본다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 같다.
그런데 산띠아고가 이슬람 세력과의 전투에서 나타나 기독교 군인들을 지휘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면, ‘닫아라’의 해석은 어렵지 않다.
“산띠아고 님이 앞장서신다. 포위망을 좁혀라. 스페인을 위해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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