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스께스, 그림 속으로 들어가다!(IV-2) “가장 친한 친구시라니, 하나 여쭤 보겠습니다.” 얼굴에는 온통 털이 수북하고, 실내에서도 벗지 않는 모자를 무겁게 쓰고 있는 연출가가 담배를 길게 들이 마시더니 어렵게 말을 꺼냈다. “예, 말씀하시죠.” “가장 최근에 함께 하신 일이 무엇이었습니까? 뭐 특이한 행동이라도 없었습니까? ( 갑자기 생각난 듯, 잽싸게 .) 벨라스께스? 그래요, 그가 잠자는 동안 여러 번 이런 이름을 헛소리로 흘리곤 했습니다.” “쁘라도 미술관에서 ‘라스 메니나스’를 봤습니다. 제가 미술관을 다 둘러보는 동안 그 그림 앞에 계속 앉아 있더군요. 아무 말도 없이...” Es triste no saberse pasar sin enseñar lo que uno pinta. No es vanidad: es que siempre se pinta para alquien... A quien no se encuentra. Es mi pintura la que se siente sola. 나는 마드리드 중앙에 자리잡은 마요르광장에서 빠져 나와 국립극장 옆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좁은 건물 사이로 그늘이 있어, 여느 때 같으면 시원한 바람을 제공할 텐데, 지독하게도 바람 한 점 스쳐지지 않고 있었다. 정원이 바로 앞에 다가서고, 그 앞으로 거대한 석조건물이 서있다. “제기랄, 뭘 쓰지?” 아침에 일어나 의식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눈감을 때부터 괴롭혀왔던, ‘뭘 쓸까’, ‘어떻게 쓸까’에 대한 물음은 더 부지런을 떨며 천장에서 날 내려보고 있었고, 그것은 보이지 않는 손을 가지고 다시 나의 목을 조여오는 것이었다. 써질 것 같은 확신에 사로잡혀 정신없이 상상과 공상을 해대지만, 막상 타자기 앞에 앉으면 그것은 어느새 사라져버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