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헌사 / Dedicatoria al Conde de Lemos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받아 든 석희는 훈을 불렀고, 그들은 함께 책을 펼쳤다. 첫 부분에 ‘레모스 백작에게’라는 헌사가 있었다. [돈키호테] 2권의 헌사부분 거기에는 중국에서 온 사절단을 통해 중국의 황제가 [돈키호테] 속편이 빨리 출판되고, 그 책으로 세르반테스가 중국에 와서 직접 스페인어를 가르치기를 원했다는 내용이 써있었다. 말하자면, 세르반테스가 언급한 중국 황제가 보냈다는 사절단은 쓰네나가의 유럽 사절단이었으며, 실제로 작가와 대화한 사람은 석희와 훈이다. 마드리드로 오는 중에 석희는 [돈키호테] 읽기에 깊이 빠졌다. 세르반테스와의 대화를 통해 확인한 것이지만, 그는 분명 고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석희 자신이 세르반테스를 조금이라도 일찍 만났더라면, 그리고 그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더라면 [돈키호테] 속편에 조선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넣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스페인 독자들이 간절히 찾고, 유럽의 여러 나라 말로 출판되고 있는 작품이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욱 컸다. 그러나, 앞으로 있을 석희와의 동행을 통해, 세르반테스는 분명 돈키호테의 모험을 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석희의 마음을 설레게 했었다. 한편, 마드리드에 있는 세르반테스를 생각하면서, 빨리 그를 만나 자신이 궁금했던 것, 그리고 유럽을 다니면서 보고 경험하고 생각했던 일들을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함께 동양으로 갈 준비를 하자고 말할 참이었다. 그러나, 마드리드에 도착하자마자, 호세가 먼저 자신을 찾는다는 소식에, 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석희는 급히 훈을 불렀고, 함께 수도원 문 밖으로 나갔다. 호세가 와있었다. “석희씨, 세르반테스씨가 아주 위독하다라요.” “뭐라고요? 아니, 지난 번 만날 때는 건강하셨는데, 어찌된 일입니까? 그간 무슨 일이라도…?” “과로하신 것 같습니다. 특히, 작년 말 [돈키호테] 속편을 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