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장례식(Funeral) 이틀 후, 세르반테스가 세상을 떠났다는 전갈을 받았다. 석희는 훈과 함께 세르반테스의 집으로 달려갔다.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정신없이 걸었다. 훈도 석희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었다. 장례식은 성삼위일체수도원의 성당에서 거행되었다. 위대한 작가의 마지막 가는 길에 찾아온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왕궁에서 만났던 문인들조차 보이지 않았다. 너무나 쓸쓸한 장례식이었다. 세르반테스가 자신의 가난한 처지를 말하면서 [명심보감] 문구 중 ‘사람이 가난하면 시장 통에 살아도 아는 이 없고, 부자는 깊은 산에 살아도 먼 친구가 있다’고 언급했던 내용을 석희는 상기했다. 로페스 데 오요라는 선생 밑에서 세르반테스와 함께 공부했다는 몇 몇 사람들과 쓰네나가 세례식에서 스페인 왕으로부터 스페인 최고의 극작가라고소개받은 로뻬 데 베가라는 사람이 보였다. 그는 석희를 보자 가까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세르반테스의 집과 가까운 곳에 산다고 했다. 그는 세르반테스를 존경하며 대단한 작가라고 말했다. 한편, 자신과 세르반테스의 삶은 서로 너무나 달랐다고말했다. 자신은 경제적으로도 풍부했고, 그만큼 편하게 글을 쓸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인생은 공평해서, 다른 사람들은 자신을 행복한 나날로 가득 찬 사람으로 보지만, 정작 아내를 잃고, 자식을 잃는 등, 개인적으로는 슬픈 일도 많았다고 했다. 쓰네나가 일행이 로마로 떠난 것은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 마드리드에 다시 도착한 사실은 알지 못 했다고도 했다. 아울러, 자신은 이미 동양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몇 해 전에는 까따이의 공주를 다룬, [아름다운 앙헬리까]라는 희곡을 냈다고도 말했다. 최근 일본으로부터 당도하는 자료를 정리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 특히 정치권력의 변화와 기독교에 대한 박해를 내용으로 하는 자료들을 갖고 글을 쓰고 있다고도 했다. 석희는 그의 일본에 대한 지식에 대단히 놀랐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