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씻어 주는 바람의 세상, 꼰수에그라 두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 본다. 저 멀리, 아주 멀리 펼쳐진 들판을 달려온 강력한 바람이 황홀할 만큼 모든 세포를 어루만진다. 다시 귀에 집중하면 그저 바람 소리뿐, 낮이나 밤이나 적막한 이곳은 온통 바람이다. 스페인 남쪽으로 가는 도중 찾게 된 ‘꼰수에그라’란 지역은 마드리드에서 똘레도 방향으로 내려와 벌판을 지나면서 저기 안달루시아로 향하는 지점에 위치한다. 넓은 평야의 중간에 낯설게 올라온 언덕 그 밑에 작은 도시가 만들어지고, 언덕 위에는 가장 큰 집이었을 성과 함께 풍차들이 자리 잡고 있다. 들판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농사, 특히 밀은 당연히 여기 바람 많은 언덕 위의 풍차에서 가공했을 것이다. 마을은 작지만 한창일 때는 경제적으로 힘을 발휘했으리란 생각이 든다. (꼰수에그라의 풍차들, Molinos de Consuegra) 『돈끼호떼』의 내용 가운데 풍차 이야기는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사실 풍차가 곡창 지역의 방앗간이라는 점에서 주변의 여러 곳에 산재해 있었고, 그중 일부가 남아 현재는 관광지가 되었음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꼰수에그라의 풍차가 세르반떼스가 묘사한 그 풍차, 돈끼호떼가 무모하게 달려들고 넘어지는 바로 그 자리는 아닐 수 있겠으나, 작품 속의 여러 가지를 고려하건대 여기 꼰수에그라 또는 엘 또보소의 풍차가 아니겠는가 하고 추측한다. (풍차의 날개, Aspa de Molino) 돈끼호떼는 억지 춘향 격으로 기사 작위를 받은 이후, 기사로서 갖춰야 한다는 조건들을 준비하기 위해 자신의 마을로 다시 돌아간다. 한편, 동네의 순수한 사람, 산초를 설득해 마을을 나와서 처음으로 마주친 풍차와의 대결 장면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