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온통 올리브나무 그라나다(Granada)에서 꼬르도바로 가는 길은 온통 올리브 세상이다.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사진을 찍어서 설명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눈에 들어오는 시야의 끝 저편까지, 산과 들 할 것 없이 그냥 올리브 나무 천지이다. (Olivos en las Montanas) 그라나다 주변의 높은 산과 계곡, 그리고 밤이면 나타나는 달(Luna)과 집시(Gitano)의 환영이 꼬르도바(Cordoba)까지 이어진다면, 그것은 올리브 때문일 것이다. 높은 산들이 사라지고 넓은 들판과 낮은 산들이 멀리 펼쳐지며, 그 메마른 땅 위에 아주 잘 정리되어 심어진 올리브 나무들. 대낮에도 고즈넉이 집시들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밤이면 그 기름으로 밝힌 불빛 아래 또 다른 색채의 세상이 펼쳐질 것만 같다. 그라나다의 감동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서일까? 몇 시간을 지나도 끝이 없는 올리브 밭을 보노라니 이 길이 참으로 멀었다는 로르까(Federico Garcia Lorca)도 생각나고, 그가 직감했던 죽음과 집시, 그리고 달과 흰 벽이 동시에 연상된다. (Huerta de Olivos) 그러고 보면 올리브는 몹시도 척박한 땅을 생명의 땅으로 바꿔 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아무리 봐도 영양가 없을 듯한 땅, 비를 구경하기 어려울 듯한 이 대지를 기분 좋은 녹색으로 물들이고, 그 아래 쉴 수 있는 그늘을 선사하는 게 올리브라는 나무이다. 무엇보다 스페인의 남부, 이 들판들은 올리브가 아니었더라면 결코 다른 용도로 쓰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Olivo) 성경에서 ‘감람나무’라 표현된 올리브 나무는 이미 인간에게 대단히 상징적인 존재였으며, 올리브기름은 오래전부터 생활에 아주 요긴하게 사용되었으니, 특히 지중해 지역의 특산물로 유럽 전역에 공급되었다. 이미 로마 시대부터 이곳을 올리브의 주요 경작지로 삼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적인 부를 창출하였다고 한다. 아울러 이 지역의 통치자들은 올리브를 바탕으로 세력을 키웠으니, 이곳을 다스린 바 있는 유명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