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의 상상인가, 달리의 상상인가? 폭발과 함께 만들어진 엄청난 힘이 돈키호테, 아니 살바도르 달리에게 닥쳐온다. '괴물', '악마', '거인', 또는 모든 것을 삼킬 듯한 '쓰나미' 같은 위협! 20세기의 이 화가는 이 강력한 에너지에 대항하여 자신의 창과 방패를 들고 홀로 나서는데, 과거 돈키호테에게 다가왔던 그 어떤 것보다도 더 강력한, 그런 것으로 그려진다. 바로, '원자탄'(Bomba Atomica)! 그 힘이 절대적이어서 어떤 것도 살아남을 수 없는 그런 위협에, 살바도르 달리는 마치 그것이 '환상'(Fantasia)일 뿐이라고, '헛개비'라고 말하고 싶은 듯, 세기적 도전 앞에 온몸으로 대들고 있다. 과히, 돈키호테를 능가한다. (La Edad Atómica, L'ere Atomique, 원자폭탄의 시대) 돌판에다 던져 잉크가 만들어낸 자연스런 형체에서 새의 머리와 몸통을 확인했는지, 화가는 새의 다리를 넣어 완전한 새를 만든다. 전설 속 '새'(Quimera)의 부리에 돈키호테의 방패가 닿고 있으니, 이 역시 돈키호테에게 또 다른 도전이다. 어쩌면 새가 아니라, 마법사가 '새'로 변신한 '요괴'인 것이고, 기사는 이런 요사스런 존재를 물리쳐야 한다. 잘 만 된다면, 무찌르고 달래서 그 위에 타고 하늘을 날고 싶은 게 돈키호테의 마음일 것이다. 붉은 잉크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분명 '전투'면서 '상처'다. 그리고 그 위에는 작품 제작 시에 소라를 통해 만들어낸 자국은 오래된 신화 속 거대한 거북과도 같은 형체를 갖고 있다. 돈키호테가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것과의 대결'이 '인생', '인간의 삶'이라고 본다면, 자신을 위해, 그리고 그가 신봉하고 있는 여인, 둘씨네아를 구하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