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여기! 로뻬 데 베가의 책에 대한 언급도 있습니다.” 또 다른 자료를 읽던 훌라아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로뻬 데 베가라면, 세르반테스와 같은 시대의 유명한 극작가 아닙니까? 문학사 수업에서 가장 많이 다룬 작가 중의 하나로 기억됩니다만. 세르반테스와 경쟁자였으며, 세르반테스는 그를 [돈키호테] 위작의 작가라고 추측했다는 교수님 말씀도 생각납니다.” “네, 맞습니다. 그는 당시 아시아에서 들어오는 선교에 대한 여러 자료를 가장 먼저 접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의 글쓰기는 대단해서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쓴 작가로, 아직도 기네스북에 기록되어 있을 겁니다. 그의 인기에 대해 아마 자존심이 대단했던 세르반테스가 부러워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를 ‘자연의 괴물’이라고 할 만큼, 그의 글쓰기 재주에 대해 비난과 감탄을 함께 했으니까요. 그럼, 이것도 함께 읽어볼까요?” 훌리아와 종국은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내가 꼬리아 델 리오에 머물면서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동양에서 와서 이곳을 통해 세비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외교관들도 있었고, 대부분은 선교사들이지만, 상업을 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으며, 그 중에는 단순한 여행가와 모험가도 있었다. 내가 이곳에 정착한 이후, 일본인들의 발길은 완전히 끊겼다. 간혹 아시아로부터 선교사들이 들어올 때는 일부러 집으로 불러 극진히 대접했다. 반갑기도 하고, 일본과 조선의 상황을 듣고자 했다 . 그러던 중, 올해 즉 1618년 로뻬 데 베가가 지은 [일본에서의 첫 번째 순교자들]이란 3막의 시극과, [신앙의 승리]라는 역사 서사시 작품이 출판되었다. 그는 각 교파 선교사들이 보내주는 자료와 마드리드로 직접 찾아와 들려주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품을 썼던 것이다. 그에게 매우 인상적인 것은, 신앙적으로 오래된 유럽에서 신교의 등장과 대결에서도 목숨까지 바치지는 않는데, 어찌하여 이제 새롭게 기독교를 접한 동양에서 순교자들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지에 대한 것이었다. 결국, 동양에서의 순교를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