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가 소설이라고?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를 쓸 때, 작품의 장르는 '소설', 즉 'Novela'가 아니었다. 그가 소설로 여겼던 것은 복카치오의 [데카메론]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가 [모범소설](1613)을 낸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여기에 그는 'Novela'와 'Ejemplar'라는 두 단어를 써, 제목을 단 것인데, 즉 짧은 이야기 12편을 묶어낸 것은 이태리에서 나온 작품이 100편의 이야기를 한 데 묶은 것을 따른 것이니, '소설'이다. 즉, 소설은 짧은 이야기들의 묶음이었던 것이다. 거기에 세르반테스는 자신의 묶음을 '모범'이라고 부른 것은, 보카치오와는 달리 12편을 유기적으로 엮었다는 의미였다. 말하자면, '생명체', 즉 '사람'은 얼굴로만 이뤄지지 않고, 몸통, 손과 팔, 그리고 다리 등 모든 것들이 조합되어야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작품 역시 그런 구조와 내용으로 만들어져야 작품에 '생명력'이 있다고 보고, 자신의 작품은 그런 목적으로 엮어졌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세르반테스에게 [돈키호테]는 어떤 장르로 만들어졌을까? 여기에도 '새롭다'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할 것같다. 말하자면, 그는 기존의 문학장르로는 '역사'를 쓴 것이고, [돈키호테]는 역사이면서, 새로운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리스 사람들은 호메로스가 [일리아드]아 [오딧세이]를 읊을 때, 그것은 '역사'로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 는 이 작품을 '문학'의 범주로 넣고 있지만, 신과 영웅의 이야기, 트로이의 전쟁은 실제로 있었던 역사였다. 호메로스도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 즉 'Historia'를 말하기 위해, 트로이 전쟁의 현장을 방문했어야 했다. (지금도 스페인어로 '이스또리아'라는 단어는 '이야기'라는 단어와 다르지 않다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