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강의] '등장인물'인가, '작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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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나혜석의 스페인 여행 (스페인과 한국)

나혜석의 스페인 여행

나혜석에 대한 관심은 [자화상]에서 출발했지만, 사실 작품보다는 그녀의 삶이 더욱 흥미롭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여성으로서 교육을 받고, 서양미술로 일본 유학을 갔었다는 점도 특이할 수 있으나, 당시 보통사람이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고, 실제로 감행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 하다. 


[스페인 항구]

1927년에 부산을 떠나, 프랑스의 파리를 비롯, 이탈리아의 밀라노, 러시아의 레닌그라드, 모스크바,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와 독일의 베를린, 영국의 런던 및 알프스산을 비롯, 스위스와 벨기에 등에 가고, 그곳의 유적과 박물관, 미술관들을 방문한 바 있다. 물론 잠시 스페인도 간 적이 있다. 귀국 길에는 나이아가라 폭포, 시카고, 그랜드 캐년, 로스앤젤레스, 마리포사 대삼림 등을 거쳐 샌프란시스코에서 배편으로 들어오면서, 하와이, 요코하마, 도쿄를 거쳐 1929년 3월에 귀국한다. 이렇게 보고, 경험한 것을 [삼천리]와 [중앙]이라는 월간잡지에 게재하였으니, [열정의 서반아행]도 그 중의 하나다.

나혜석이 유럽에 있으면서 그린 작품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스페인 항구], [스페인 국경], [스페인 해수욕장]는 내 관심을 끈다. 작품이 갖는 예술성에 대해서보다는, 어쩌면 그곳이 정확히 어딘 지에 대한 호기심일 것 같다.

[스페인 국경]

[스페인 해수욕장]에 보이는 산과 건물들 모습이 분석의 단서를 제공하는데, 현재 구글에 나오는 사진들을 검토해본 결과, 스페인 서북부 산 세바스띠안(San Sebastian)에서도 유명한 쁠라야 데 라 꼰차(Playa de la Concha, 조개해변)임을 알 수 있다. 이국의 아름다운 호텔 빨라시오 데 미라마르(Palacio de Miramar)에 머물면서 방에서 보이는 해변을 그림으로 옮겼던 것이다. 당시 독일에 있던 남편 대신, 조선의 다른 남자와 함께 여행을 하고 있었으며, 그 때 그녀는 자유연애를 주장하고 있었다. 

[스페인 해수욕장]

조선의 땅에서 태어난 한 여인이, 지금으로서는 아주 까마득한 1928년, 스페인 북부 한 지점에서 이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그녀가 귀국하여 겪게 될 수난과 인생역정을 생각하니, 그녀의 삶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빨라시오 데 미라마르(Palacio de Miramar) 호텔
스페인 북부 산 세바스띠안의 조개해변, 쁠라야 데 라 꼰차(Playa de la Concha)

* 가장 근접한 각도에서 찍은 사진 (구글: https://goo.gl/maps/YCLxRSPSfK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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