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강의] '등장인물'인가, '작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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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귀향 (세르반테스를 만난 조선인) / 7.돈키호테(Don Quij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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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돈키호테 “사실 , 나의 글은 새로운 것들이오 . 내가 새롭다는 것은 , 그간 읽은 수많은 책과 경험한 것들이 나의 머리를 통해서 새롭게 편집되었다는 뜻이지 . 글쓰기란 없는 것을 창조하는 게 아니라 , 기존의 것을 새롭게 조합하는 것이니 말이오 . 이 세상에 새롭다는 것은 , 그 기본 물질은 이미 있는 것이고 , 있는 재료를 새롭게 만든다는 뜻이며 , 그것이 일종의 창작인 것이지 . ” 석희와 훈이 자신의 말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 세르반테스는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을 길게 늘어놓았다 . 그는 유명한 작가가 되었지만 , 오히려 철저하게 외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석희는 하게 되었다 . 외국에서 온 낯선 사람들에게 이렇게 깊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 그만큼 그가 외롭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 한편 , 그가 쓴 책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했었던 석희는 질문도 하고 ,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 사실 훈에게는 힘든 시간이었다 . 더구나 , 그는 스페인어에 대한 이해력도 많이 떨어져 , 자꾸 눈을 창 밖으로 두고 있었다 . “특별히 , 나의 글쓰기는 내 독서와 현장 방문의 결과라네 . 지식이란 어떻게 하는 가를 아는 일이자 ,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 그것이 어디서 , 어떤 상황에서 만들어졌는 가를 아는 것이지 . 현장을 방문하지 않으면 그것은 죽은 지식이란 뜻이네 . 알고 있는 것과 직접 본 것이 합해지면서 진정한 지식이 되는 것이지 . ” “아이쿠 , 난 이런 아버지의 희생양이랍니다 . 늘 집을 떠나 어디론가 떠돌아다녔던 아버지 때문에 , 난 어렸을 때부터 고아였답니다 .” 뒤에 앉아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 있다 생각했던 이사벨이 소란스럽게 끼어들었다 . “ 작년엔 작품을 마무리하시겠다고 사라고사며 , 바르셀로나까지 답사를 갔다 오셨죠 . 그곳에 가려면 몬세랏이라는 험한 산이 있는데 , 거기에는 도적떼가 많고 , 산을 넘다가 죽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고 하여 , 더욱 걱정이 되었답니다 . 처음 예상했던 날짜가 훨씬 지나도 안오셔서 , 난 돌아...

[연재소설] 귀향 (세르반테스를 만난 조선인) / 6.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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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미겔 데 세르반테스 대문을 통과하고 집안으로 들어가자, 바로 이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었다.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은 오래되었는지, 삐걱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났다. 계단 중간쯤에서 다시 방향이 바뀌었고, 그대로 계속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난 창을 통해 건물의 외부가 드러나 보였다. 역시 사방으로 연결된 건물들이 만들어내는 공용 공간에는 각 집의 창문에서 나온 여러 개의 빨랫줄과 거기에 난잡하게 걸려있는 옷들이 보였다. 나무 하나 없는 공간의 한 벽면은 오후의 강한 해가 반사 빛을 강하게 발산하고 있었으며, 그 위로 보이는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했다. 같은 하늘이지만, 조선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진한 파란색이었다. 석희 일행이 스페인 땅에 도착한 이후, 간간히 그것도 조금씩 비가 내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조선이나 일본에서처럼 태풍을 동반한 센 비바람이나 추운 겨울 날씨를 경험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그간 경험한 비는 비라고 말할 수 없을 만큼, 양도 적고, 잠시 내리다 그치는 정도였다. 강한 햇빛 만 피한다면, 생활하기 아주 좋은 곳이라고 석희는 생각했다. “어서 오시게.” 계단으로 올라오는 짧은 순간에 머릿속을 스치는 여러 생각에 빠져있던 석희는 이층 문 앞에 서있는 노인을 알아채지 못하고 오르다가 갑작스런 목소리를 듣고, 위를 응시했다. 왕궁에서는 정장 차림이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노인을 발견했다. 지난 번 볼 때보다, 몸은 더 말라보였고, 머리는 더욱 더 하얗게 보였다. “다시 만나서 반갑소. 지난 번 제대로 인사를 못 했군. 난 미겔이라고 하네. 미겔 데 세르반테스 이 사베드라. 아, 그리고 여기는 아내 까딸리나. 여기는 내 딸 이사벨. 저기 있는 호세 하고는 인사를 나눴을 거고….” 문을 열어 준 여인...

[연재소설] 귀향 (세르반테스를 만난 조선인) / 5.마드리드(Mad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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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마드리드 며칠 후 수도원에 한 사람이 찾아와 석희를 찾았다. 자신의 이름은 호세 보르께이며, 지난 번 왕궁 행사장에서 만난 노인이 보낸 사람이라고 했다. 덩치 큰 호세는 정중히 인사를 하고는 시간이 되는 지 물었다. 석희는 준비하고 나오겠으니, 잠시만 기다리라 말하고, 다시 숙소로 들어갔다. “훈! 훈이! 어디 있냐?” “네, 형님, 저 여기 있어요. 무슨 일이에요?” “내가 밖으로 나가서 만날 사람이 있는데, 나와 함께 갈까?” 석희는 윤훈을 일본에서 만났다. 나이로 치면, 훈이 열 살 아래다. 훈과 같은 스무 살 전후의 젊은이들은 조선에서 갓 태어나서 난리 중에 부모 품에 안겨 일본으로 끌려왔거나, 아예 일본에서 태어난 경우 중 하나다. 석희는 소년의 나이에 끌려온 경우라서, 그래도 조선과 고향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지만, 훈과 같은 경우는 부모로부터 간접적으로 듣고 배웠기 때문에, 조선보다는 어쩌면 일본과 일본문화에 더 익숙해 있기도 했다. 석희는 예수회 선교사들이 조선인들을 상대로 하는 포교 활동에 조력자로 일했고, 그러는 과정에서 훈을 만났다. 그의 부모는 전라도 해남이란 곳에서 끌려왔다. 훈이 세 살 때였다. 그의 부모들은 한학에 뛰어났고, 한문으로 시를 짓는 것은 물론, 한글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 주변 사람들에 비해 학식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석희는 기억한다. 사실, 고향 만 말했을 뿐, 자신들이 거기서 무엇을 했는지, 어떤 신분을 갖고 있는 지는 전혀 말하지 않았다. 전쟁 중 끌려온 사람들 사이에 신분을 논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아니, 그 자체가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기에, 서로 말하지도 묻지도 않았다. 전쟁이라는 것, 그리고 외국에 산다는 것은 ...

[연재소설] 귀향 (세르반테스를 만난 조선인) / 4.세례식(Bautismo de Haseku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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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례식 석희가 노인을 만난 것은 사절단의 수장인 하세쿠라 쓰네나가의 세례식에서다. 왕궁 옆 성당에서의 공식 세례식을 마치고, 다시 왕궁으로 돌아와 펠리뻬 왕자가 주도하는 축하연에 초대된 인사 중에, 그는 유난히 눈에 들어오는 인물이었다. 연회의 공식 순서가 끝나고, 왕실 소속의 광대들이 난쟁이 춤, 꼽추 춤, 재주 넘기 등으로 흥을 돋우고 있었다. 참석자들이 관심을 온통 공연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칠십 살도 훨씬 넘는 듯한 그 사람은 석희에게 가까이 다가왔고, 공연장의 한쪽 구석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러나 길지 않은 두 사람 간의 대화는 마무리되지 못하고 끝났다. 펠리뻬 왕자 옆에서 루이스 소뗄로 신부와 함께 있던 쓰네나가가 석희에게 손짓을 하며, 급하게 부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선인 양반! 나는 궁금한 게 많아졌소.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내가 조만간 사람을 보내겠으니, 꼭 우리집으로 오시오. 숙소가….” “산 프란시스꼬 수도원입니다.” 쓰네나가 쪽으로 몸을 옮기던 석희는 수도원의 이름을 말하고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 사람은 왕궁의 화려한 행사와는 뭔가 맞지 않는 인물이라고 석희는 생각했다. 말이 많지도 않았고, 사람들과 어울리지도 않았으며, 그렇다고 사람들이 그에게 다가가서 말을 건네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 반면,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나이 어린 왕자 주변에 몰려들었고, 밝은 모습으로 인사말을 건넸으며, 쓰네나가를 비롯, 여러 사무라이들에게 관심을 표했다. 석희는 그날의 이상한 만남을 이렇게 기록했다.   ‘1615년 2월 17일, 오늘은 쓰네나가의 세례식이 있었다. 그는 원래 일본에서 세례를 받았다. 일본 선교의 선구자라고 널리 알려진 ...

[연재소설] 귀향 (세르반테스를 만난 조선인) / 3.동방견문록(Los viajes de Marco Po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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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동방견문록 “조선이라고 합니다.” 석희는 대답을 하면서 갑자기 마음이 격해졌다. 참으로 오랜 만에 입 밖으로 내본 이름이다. 마드리드에 도착하기까지 약 1년 2개월간의 여행 중, 조선이나 조선인이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본 적이 없었다. 일본에 끌려 온 조선인들 사이에서는 불문율 같은 것이었으며, 살아남기 위한 본능에서 나온 일종의 보호막이었다. 스페인에 와있는 기간 중, 이곳의 어느 누구도 석희에게 국적을 따로 묻지 않았다. 일본인으로 구성된 일행 중에 또 다른 나라 사람이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스페인 사람들에게 동양인은 그냥 동양인일 뿐이며, 그 중에서 굳이 국적을 구분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다면, 중국 사람이냐, 아니면 일본 사람이냐 정도로 물을 일이다. 사실, 자신들과 얼굴 생김이 다르고, 특이한 복장으로 거리를 지났던 일행이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아는 스페인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고위층이나 식자층을 빼고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하뽄, 즉 일본이라는 것 자체가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만일 동양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사람이라도, 자신이 어디서 읽었거나, 간혹 사람들로부터 들었던 치나나 카타이에서 온 사람들일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지식을 지닌 것이다. “조선이라...... 처음 들어보는 나라군!” 먼저 말을 걸었던 노인은 뜻밖의 이름을 듣고 혼자 중얼거리더니, 말을 이었다. “유럽에서 동쪽으로 계속 가다 보면, 카타이라는 나라가 있고, 징기스 칸과 쿠빌라이 칸의 몽골이라는 나라가 있는 것으로 나는 책에서 읽었고, 사람들로부터 들었소. 아마도 마르코 폴로 때문에 알려진 이름들인 것 같소. 나로서는 아직까지 동양의 시대와 지역을 구분하긴 어렵고, 통칭해서 ...

[연재소설] 귀향 (세르반테스를 만난 조선인) / 2.진해(Jinh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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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진해 “형아, 우리 언제 다시 돌아올까?” 멀어지는 육지를 바라보고 있는 권성빈은 대답을 하지 못하고 말았다. 진해를 출발한 배에는 각종 물건들이 가득했다. 비석, 도자기, 화문석, 여러 형태의 그림 등 조선의 여기저기서 가져온 것들이다. 대마도를 향하는 배에는 이런 물건 외에, 가톨릭 신부와 조선인 소년 두 명이 타고 있었다. 신부의 이름은 그레고리오 데 세스뻬데스. 그는 1593년 겨울, 조선에 들어온 후, 거의 일 년의 시간을 진해의 웅천에서 보냈다. 처음에는 일본군 진지에만 머물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 마을을 다닐 수 있었다. 비록 일본군 중 가톨릭 신자들을 위해, 특히 전쟁터가 된 조선에 종부성사를 위해 왔지만, 내심 그에게는 복음전파라는 의무가 더욱 중요했다. 외부세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조선이라는 나라는 새로운 선교사역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는 특히 아이들과 가까이 보냈는데, 대부분 전쟁 고아들이었다. 점차 밖으로 나가 아이들과 접촉이 많아지면서, 그레고리오는 몇 명의 아이들을 병영으로 불러 함께 밥도 먹고, 놀아주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낯설기만 한 성경을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했던 것이다.  한편,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중요했기에, 우선 자신의 모국어인 스페인어를 가르쳐주기로 마음먹었다. 아이들 중에서 한 명의 아이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워낙 쾌활한 성격에다, 부모도 집도 없는 고아라서 아예 신부의 거처에서 함께 보낼 수 있었다. 그의 스페인어 습득력은 매우 빨랐다. 그의 이름은 송석희라고 했다. 웅천의 석희가 그레고리오 신부와 거의 함께 지내고 얼마 후, 한 아이가 병영에 들어왔다. 십 대 초반의 그는 한양에서 왔다고 했으며, 조선 장군의 아들이라는 말을 들었다. 말하...

[POESIA] 풍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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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뎅이 죽는 순간까지 세상을 돌려보겠다고 풍뎅이  빙빙 돈다

[POESIA] 비희극(Tragico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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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희극                                                              ㅠ                                                     ㅠㅠㅠ                                                  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