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7월 7일! 불타는 열정의 산 페르민 축제(Sanfermín)!(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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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불타는 열정의 산 페르민 축제(Sanfermín)!(II)
1591년 7월 7일에 산 페르민을 기념하기 위해 시내를 행진하는 행사가 있었다고 해서 매년 7월 7일이 산 페르민의 날로 정해졌지만, 술렁거리는 분위기는 며칠 전부터 시작된다. 축제 전날은 본격적으로 시내가 들썩거리며 외지인들이 거리에 진을 친다. 이곳 저곳에 붉은 깃발이 나부끼고 흰 티셔츠에 붉은 스카프를 목에 묶고, 또 하나는 손목에 묶은 채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여름과 붉은색, 노란색과 황소 등 스페인을 상징하는 색들이 모두 모여 스페인인의 기질을 보여 주는 산 페르민 축제는 7월 6일부터 14일까지 계속된다.


현재의 감정은 무엇보다도 소중하며, 그 순간 죽음조차 초월될 수 있다. 삶이 가장 최고조에 달할 때와 죽음의 순간은 동일시될 수 있으니, 죽음은 어차피 삶 속에 담겨 있다. 아니 죽음은 삶이기도 하다. 강렬한 생명력을 갖고 있는 황소가 뒤에서 달려오면, 스페인 사람들은 목숨을 내놓고 달리기를 좋아한다.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온몸의 피가 끓는다. 죽음이라는, 칼을 들고 달려오는 가장 생명력 강한 황소는 상기된 피를 우리에게 남겨 주고, 노인 같은 삶에서 청년의 기개를 불살라 놓고 마치 제물처럼 산 페르민의 원형 투우장에서 사라진다.

산 페르민 축제는 음악과 춤, 그리고 불꽃놀이와 시가행진 등의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되지만, 특별히 유명해진 것은 황소들과 함께 거리를 달리는 행사 때문이다. 500킬로그램에 달하는 거대한 황소를 뒤에 두고 막다른 골목길을 달리는 것은 위험천만한 모습이다. 용감하게 보이기보다는 무모하고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황소에 밟혀서 사망자가 나오고 수많은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이런 비판은 점점 강해진다. 그러나 스페인 사람들은 비판하고, 또 비판받으면서도 중단하지 않고 매년 같은 행사를 치른다. 오히려 목숨을 내놓고 달리는 위험한 상황을 즐긴다. 마치 여기서 다치거나 죽는 것을 자랑스럽다거나 자연스러운 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스페인 사람들은 영웅의 가슴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7월 7일부터 빰쁠로나의 아침은 평소보다 분주해진다. 새벽부터 사람들을 깨우는 나팔 소리와 밴드의 연주 소리가 거리에 가득하고 사람들이 꾸역꾸역 모여들기 시작한다. 아침 8시부터 ‘쁠라사 데 산또 도밍고’(산또 도밍고 광장)에 있어야 황소와 달릴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된다.
원래 황소와 함께 달리는 소몰이는 투우와 관련이 있다. 투우를 하기 위해 목장에서 황소를 데리고 오면, 투우장에 황소를 보내기 전에 일정 기간 가둬 두는 장소가 있다. 그곳에서 투우장까지 황소를 이송할 때 일반적으로는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트럭을 이용한다. 그러나 작은 마을에서는 트럭 없이 가둬 둔 장소에서부터 투우장까지 황소를 풀어 놓고 사람들이 유도해서 몰아가는 방식을 따른다. 이 과정을 ‘엔시에로’라고 부르는데, 빰쁠로나의 엔시에로는 다른 지역에 비해 그 규모가 크고 많은 사람이 모여들기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빰쁠로나에서 엔시에로의 출발점은 쁠라사 데 산또 도밍고이며, 투우장까지는 메르까데레스 거리와 에스따페따 거리를 거쳐야 한다. 이 사이의 거리는 약 800미터밖에 안되지만, 메르까데레스 거리 부분이 위험한 구간이다. 경사진 길인 데다가 길의 방향이 바뀌면서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넘어지기 일쑤이다. 일단 쓰러지면 가장 좋은 방법은 땅에 바싹 붙는 것이고, 황소 뿔에 받히기 일보 직전이라면 옆집 창문에 매달리는 수밖에 없다. 땅에 납작 엎드리고 있으면 그 다급한 상황에서도 황소의 발굽은 피할 수 있다. 물론 봇물같이 밀려드는 사람들의 발길에 밟히는 일도 허다하지만 말이다.


이렇게 해서 황소 떼가 투우장에 도착하면 일단 황소들은 가둬 놓고 장내에는 작은 소들을 풀어 놓는다. ‘바끼야’라고 불리는 이 소들은 덩치는 작지만 관객들이 함께 어울리며 놀기에는 적당하다. 그러나 너무 방심하면 안 된다. 바끼야들의 힘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 한 번 잘못 받히면 순식간에 공중에 뜨는 꼴을 면치 못한다.

사람들이 마시고 달리고 흥분하는 모습은 축제 기간 내내 시내 이곳저곳에서 만나게 된다. 외부인들이 보기에는 미친 행동일 수밖에 없다. 뻔히 다칠 줄 알면서도 위험한 행동을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모습에서 아직도 스페인에 살아 있는 돈끼호떼의 숨결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무모하지만 한번 해 보는 것!
그것은 모험이며,
모험 없이는 삶이란 무미건조하고,
오히려 죽어 있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달린다.
그래서 다친다.
삶의 극대치는 오히려 죽음에 가까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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