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강의] 돈키호테, 니체 철학의 예언적 그림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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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스페인의 바(Bar, 빠)와 각종 안주(I)

스페인의 바(Bar, 빠)와 각종 안주(I)

스페인의 어느 곳이든 거주지가 형성되고 가장 먼저 들어오는 시설은 까페떼리아(Cafetería)인 것 같다. 

이렇게 커피숍이 서면 어느새 근처에 ‘빠나데리아’(Panadería)라고 부르는 빵집도 서 있다. 

건물에는 하나하나 가게들이 들어서고 상권이 더욱 팽창하면서 ‘레스따우란떼’(Restaurante, 식당)와 ‘파르마시아’(Farmacia, 약국) 그리고 옷 가게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다.

빠나데리아(Panadería)
까페떼리아(Cafetería)

  말하자면 까페떼리아는 스페인 사람들이 눈을 뜨면서 가장 먼저 찾고, 가장 늦은 시간까지 문을 열며, 사람들이 가장 붐비는 요지에 위치한다.

 휴일 아침, 먹음직한 ‘삐스똘라’(Pistola, 이 단어의 원래 의미는 ‘권총’인데, 스페인에서는 바게트를 총 모양이라고 해서 이렇게 부른다) 한두 개가 길쭉하게 튀어나온 긴 봉지를 탁자 옆에 놓고 진한 커피와 함께 타블로이드판 조간신문을 읽는 한가로운 모습의 스페인 남자를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삐스똘라(바게트, Pistola)
추로이 초꼴라떼(츄러스와 초코, Churro y Chocolate)

  스페인이야말로 광장(Plaza) 문화의 대표적인 나라이다. 

  마을이 서면서 중앙에 사각 또는 원형의 광장이 형성되고, 마을이 확장됨에 따라 거리는 방사선 모양을 이루며 길게 늘어진다. 오래된 지역일수록 골목의 안쪽을 따라 눈을 두면 높은 첨탑 위 십자가를 얹은 성당(Catedral, Iglesia) 지붕이 보이고, 그 중앙으로 다가갈수록 사람들의 수가 더해진다. 광장의 사면에는 식당들이 자리하며, 마을의 규모에 따라 하나에서 여럿의 식당이 나란히 있다. 특히 중남부 이하의 스페인에서는 낮이 길고 덥기 때문에 광장은 그늘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원한 공기를 머금은 채 삶의 활력을 주는 중요한 공간이다.

사각형의 마을 중앙광장 쁠라사 마요르(Plaza Mayor)
마을마다 중앙광장이 형성되어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이베리아 반도에 위치한 스페인은 지형학적인 특징이 삶과 문화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강한 태양 아래 흙가루로 날리는 듯한 처절한 죽음과 그에 대비되는 생명력이라는 두 가지가 그 어느 곳보다도 더욱 극단적으로 대립되는가 하면 다시 하나를 이룬다. 한적함과 양지, 그리고 흰색과 검은색이 한편을, 현란함과 음지, 붉은색이 또 한편을 이루어 대립과 결합을 계속하는 양상이 삶에 그대로 삼투되어 나타난다. 흑백으로 구성된 피까소의 「게르니까」(Guernica)가 자아내는 비애가 전자의 느낌과 통한다면, 어둠 속 희미한 불빛 아래서 강렬하게 움직이는 플라멩꼬 춤의 모습은 후자의 전형으로 기억된다. 또한 대낮의 강한 태양 아래, 붉은 피를 흩뿌리는 투우의 모습은 죽음과 삶이 혼재된 스페인적인 상징이 아닐 수 없다.

바(Bar)

  이런 스페인에서 ‘바’(Bar, 스페인어에서는 ‘바르’라고 발음함)는 그늘의 시원한 공간, 대화와 웃음의 공간, 움직임과 생기가 있는 삶의 공간이다. 건조한 기후이기 때문에 그늘에, 그리고 어두운 곳에 가면 시원하다. 그 시원함에 곁들여 한 잔의 포도주 또는 맥주를 마신다면 그 공간은 황홀로 바뀐다. 스페인인들이 다른 지역 사람들에 비해 이런 의미의 바를 자주 찾고 사랑하는 것은 이렇듯 환경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사람들은 사람을 찾아 광장에 모이고, 다시 그늘의 어두운 바에 모이고, 그곳에서 대화의 꽃을 피우며 활력을 되찾는다. 물론 대개가 마을에서 이성을 찾는 스페인의 특성상 바는 이성을 찾고 친구를 만드는, 마을의 만남의 장소 같은 공간이다.

술집(Taberna)

 그러나 스페인에서 굳이 바라고 부르는 곳은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바가 영국에서 건너온 ‘술집’의 형태라면, 스페인에서는 전통적으로 ‘메손’(Meson)이나 ‘따베르나’(Taberna), ‘보데가’(Bodega), ‘까페떼리아’, 그리고 ‘레스따우란떼’ 정도가 비슷한 기능을 한다. 어떤 마을에서는 ‘보데가’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것이고, 오래된 거리에서는 ‘메손’을 찾는다. 

  레스따우란떼는 일반적으로 까페떼리아를 함께 운영하고 있고, 거기서는 간편하게 술을 마시며 안주를 겸한 식사를 대신할 수 있다. 즉 음악이 있고, 춤이 있고, 사람들의 흥얼거림이 있는 스페인의 전형적인 바로는 메손이나 따베르나가 있으니, 그곳에서 술을 마신다면 그야말로 스페인의 매력에 흠뻑 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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