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이야기] 벨라스께스, 그림 속으로 들어가다! (Velázquez, o el caballete fantástico)(IV-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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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스께스, 그림 속으로 들어가다!(IV-1)
(Velazquez, o el caballete fantastico)
VELAZQUEZ.- (Mirando.) Es curioso lo poco que nos dicen de las cosas sus tintas... Se llega a pensar si no nos estarán diciendo algo más verdadero de ellas.
PAREJA.- ¿Qué señor?
VELAZQUEZ.-(Lo mira y sonríe.) Que no son cosas, aunque nos lo parezcan.
PAREJA.- No entiendo, señor.
작은 빛이 가물거리며 흐르던 사르수엘라 극장의 무대 위를 초조하게 거닐던 그가,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다고 외치면서 뛰쳐나간 사건이 바로 일주일 전에 일어났다.
사람들은 극의 마지막 부분에 갑작스레 일어난 일을 보고 과연 극 중 상황인지, 아니면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를 분간할 수 없었다. 미친 듯이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짜더니, 몇 차례에 걸쳐 벽에 힘차게 부딪치는 그를, 상대하던 배우가 놀란 얼굴로 막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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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은 순간적으로 벌어진 목전의 상황을 놓고 극이냐 현실이냐에 대한 각자의 의견에 따라 웅성거림과 함께, 한 쪽에서는 우렁찬 박수소리가 울렸던 것이다.
El actor rompe la barrera entre la ficción y la realidad, y escapa del escenario.
다음과 같은 제목 하에, 그 다음 날 아침 신문에 페르난도, 아니 세사르씨가 극중에서 동료에게 깊은 상처를 주고 달아났다는 기사가 자세하게 실려있었다. 그후 세사르, 아니 페르난도는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비로소 어제야 그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마드리드 로뻬 데 베가 거리의 오래된 건물 2층에 자리한 그의 집은 오래되었을 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가난한 배우의 집이다. 창문 밖으로 불룩 튀어나와 있는 발코니에는 장식이라 싶은 붉은 제라니움 꽃이 하나 피어있을 뿐, 검은 색의 칠은 다 벗겨져 있고, 본래 흰색이었을 벽면은 검게 탄 듯한 칙칙한 색을 간직하고 있었다.
내가 그 집 문을 두들겼을 때는 오후 4시 20분이었으나, 강렬한 여름 해가 건물의 벽을 마치 거울로 만들기라도 하려는 듯 강하게 반사되고 있었다. 무슨 대단한 건물도 아닌 집이지만 문은 굳건하게 닫혀있었고, ‘삐’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이 힘없이 열렸다.
이 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오래된 나무가 엉성하게 이어져, 밟을 때마다, 삐걱 소리와 함께 구두소리가 어우러지면서 지나치게 요란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들어왔던 문이 닫히면서 빛이 완전히 차단되자 계단은 다시 낮 속의 밤으로 바뀌고 만다.
현관문을 미리 열고 나를 맞아주는 사람은 이사벨, 그의 애인이다. 파마 머리를 지나치게 과장했는지 마치 숫사자를 보는 듯하지만, 그보다 진한 눈화장이 인상적이다. 그녀가 쉰 목소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그것은 낭만적으로 풀이되는 허스키함이 아니라, 담배에 찌들어 깨져나오는 소리였다. 무뚝뚝한 그녀에게 눈인사를 하고 들어서니 연출가가 배우의 어머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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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양 볼을 맞대고 인사를 하며.) 페르난도는 어떻습니까?
어머니.- 어제 들어 온 후로 한 차례 깊은 잠을 잤지. 한 열 시간쯤 잤을까?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으며, 어디서 잠을 잤으며, 뭘 먹고 싶으냐 물었지만 마치 실신한 사람처럼 눈만 멀뚱멀뚱 할 뿐이었지.
나.- (머뭇거리며.) 어디 다친 데는 없습니까? 몇 시간째 자고 있는 거지요?
어머니.- 별 문제는 없는 것 같아. 밤을 뜬눈으로 샜는지 내가 일어났을 때는 이미 자고 있었지.
연출가.- (담배 한 개피를 주머니에서 꺼내, 만지작거리며.) 우리도 혹시나 해서 2시에 왔는데, 악몽을 꾸고있는지 몸을 뒤척이곤 했지만 깨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혼수상태에 빠진 것 같습니다. 열은 38도에서 40도를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페르난도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그가 배우로서 만족하지 못하고, 글을 쓰기로 결심했을 때부터다. 배우란 직업에 빠진 뒤로 대단한 열정을 보여서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광적이란 소리를 들었지만, 글을 쓰자고 시작한 이후, 그는 정말로 또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진짜 광기의 상태로 들어선 사람 같았다.
대화를 나누는 중간에 눈을 내리깔고 뭔가 다른 생각에 깊이 빠지기도 하고,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일이 잦아졌다. 그가 글을 쓴다고 말을 하진 않았지만, 밤늦게까지 자지 않고 뭔가에 열중하고 있다는 소리는 들었으며, 그것이 연극 대본을 읽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망상과 상상의 세계에 빠져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던 차에 극장에서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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