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강의] '등장인물'인가, '작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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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Q] '동쪽 끝'에서 생긴 오해: 중세의 서양에서는 한 동안 스리랑카를 고려라고도 불렀다!

[돈키호테]의 내용 중에는 여러 지역이 들어있다.

 

이는 작가가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들은 곳도 있지만, 자신이 직접 발로 걸었던 곳도 있다.

 

한편, 전혀 알지도 못하는 미지의 세계도 삽입되어 있는데, 특히 독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지역명은 [돈키호테]와 같은 모험 소설에는 더욱 더 작품의 흥미를 올려주는 요소가 된다.

 

유럽은 물론,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로 크게 확대된 세계를 호령했던 스페인, 거기에 살았던 호기심 많은 작가 세르반테스는 동양에서 온 여러 지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그 중, ‘까따이’(Catai)와 ‘깐다야’(Candaya)가 특히 눈에 들어온다.

 

까따이는 ‘키타이’(Kitai), ‘캐세이’(Cathay)라고 해서, 거란의 일족이 주변 지역과 아랍 사람들의 입을 통하여 서양에 알려지면서, 오랫동안 서양 사람들에게는 ‘중국’을 지칭하는 이름이 되었는데, [돈키호테] 1권에는 까따이가 중국을, 2권에서는 ‘치나’(China)가 중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봐서는, 세르반테스 시대에 와서야, 중국에 대한 나름의 인식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겠다.

 

한편, 깐다야는 지금의 필리핀의 세부지역이다. 알다시피 필리핀이라는 이름 자체가 스페인의 펠리뻬(Felipe)2세(발견 당시에는 왕자)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펠리삐나’(Felipenas)가 ‘필리삐나’(Filipinas)로 발음하기 쉽게 변형되고, 영어로는 필리핀이 된다.

 

깐다야는 필리핀의 중앙 부분에 있는 세부(Cebú)섬의 북부에 있다. 마젤란이 처음 도착한 곳이 이 섬인데, 중앙에 세부가 있고, 그 맞은 편에 섬에 막탄(Mactán)이 있다. 마젤란은 막탄에서 원주민과의 전투에서 사망한다.



그런데, [돈키호테] 2권에는 이 깐다야에서 온 여인들이 나온다. 물론, 공작부부가 만든 역할극일 뿐이고, 등장인물들은 거기서 온 사람들이 아니라, 공작의 하인들이다.

 

여인들은 마법에 걸려 수염이 아주 길게 나았다. 이들은 돈키호테를 찾아왔는데, 돈키호테를 데리고 깐다야에 가서, 말람브루노와 대적하게 해야한다. 그래야 마법에서 풀려날 수 있다.

 

한편, 이 깐다야에서 온 사람들을 대표한 백작부인의 입을 통해서, 그 위치를 작품 속에 언급하고 있는데, 그 기준이 되는 곳이, ‘뜨라뽀바나’(Trapobana)와 ‘꼬모린’(Comorín)이다.

 

뜨라뽀바나(원래 이름은 ‘따쁘로바나’로 사람들은 혼용하기도 했다), 즉 지금의 스리랑카이며, 꼬모린은 인도의 맨 아래에 있는 항구도시다.

 

따쁘로바나는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부르던 이름이며, 마르코 폴로는 이 섬을 ‘세일란’(Ceilán)이라고 하고, [동방견문록]에 자세히 설명했다. 이 섬을 우리는 ‘실론’이라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은 1375년에 스페인에서 나온 한 지도다. 아브라함 끄레스께스(AbrahamCresques)가 그린 ‘아뜰라스 까딸란’(Atlas Catalán)이라는 지도에, 이 ‘세일란’을 “타타르인들은 카울리지라고 부른다”는 설명을 달았다.

 

정확히 표현하면, ‘MagnoCaulij’가 되니, ‘대 고려’라는 의미일 것이라고 추측하게 된다. 왜냐하면 고려는 Kauoli, Karli, Cauli, Caole 등 여러가지로 불렸기 때문인데, 이는 중국인들이 고려를 부른 것을 알파벳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물론, 추론이기는 하지만, 스리랑카, 즉 서양 사람들에게 동쪽의 끝으로 여겨졌던 따쁘로바나가 있었다면, 이후 지리적 발견과 확대, 특히 아브라함 끄레스께스의 지도 제작 연도를 볼 때는 마르코 폴로의 동쪽 끝에 있는 나라가 반영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지팡구’(Zipangu, Cipangu), 즉 일본이 될 수도 있지만, 쿠빌라이 칸에서 반기를 들었던 나얀 편에 섰던 ‘고려’, 즉 ‘까를리’가 될 수 있다.

 

말하자면, ‘동쪽 끝’이 고려까지 확대되면서, 스페인에 있던 지도제작자는 기존 서양인들이 알고 있던 동쪽 끝의 스리랑카와 새로 입수된 지식에 따른 고려를 한 곳으로 봤다고 말할 수 있겠다.

 

과연, 콜럼버스는 인도로 가기 위해, 서쪽으로 계속 항해했으며, 그러다 아메리카를 만났고, 그것이 인도인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가 제2차로 아메리카에 갈 때, 그의 손에는 [동방견문록]이 들려있었고, ‘황금의 땅’ 지팡구에 관한 부분에 줄을 쳐가며 열심히 읽었다.

 

그 이후, 제작된 지도에는 인도-지팡구-아메리카가 거의 붙어있게 그려진 이유가 될 것 같다.

 

그러니, 지리적으로 정확하지 못하고, 새로운 세계의 발견에 따라, 오히려 혼란스러워했던 지도 제작자 입장에서는 과거 동쪽 끝 인도와 새로운 동쪽 끝 지팡구는 거의 같은 곳에, 그리고 고려 역시 그 사이에 있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사이라는 것은 마르코 폴로가 말했듯, 중국과 일본 사이의 ‘친 해’(Sea of Cin)가 될 것이고, 그 친 해에 있는 수 많은 ‘섬’이 될 것이며, 그것은 ‘고려’였던 것이다.

 

따쁘로바나(뜨라뽀바나), 세일란, 실론, 스리랑카의 자리에 까울리지, 까를리, 고려가 있다고 쓴 이유다!


아브라함 끄레스께스(Abraham Cresques)의 [Atlas Catalán](1375)





인도(델리)

중국(카타이)


아메리카 발견 후 나온 일본, 중국, 인도, 그리고 아메리카 지도
(일본원정대의 출발지라고 마르코 폴로가 [동방견문록]에 기록한 두 군데, 킨사이와 자이툰은 지도에 그려져있다. 여몽연합군은 한반도의 '마산'에서, 그리고 몽고군은 중국의 '닝보', 두 곳에서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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