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강의] '등장인물'인가, '작가'인가?

이미지
https://youtu.be/MJfzBbFFSJ4 https://www.youtube.com/@Dali-Imagination-Space #Metafiction #메타픽션 #다층적 서술자 #작가의 죽음 #독자 반응 비평 #수용자 이론 #작가의 권위 해체 #현실과 허구의 교차 #원작과 위작의 긴장 #인물의 자기인식 #독자의 공동 창작 #위작 #플롯의 수정과 전환 #기사소설의 패러디 #서사 전통 성찰 #텍스트의 자의식 #자기 검열 #다성성 #경쟁하는 목소리 #해석의 개방성 #의미 갱신 #desengaño #engaño

[문예] 스페인에서는 좀 떨어져 있어야 할 사람들이 있다!

    과르디아 시빌(Guardia Civil) 곁은 피하라


스페인의 경찰은 ‘과르디아 시빌’과 ‘뽈리시아 나시오날’(Policia Nacional), ‘뽈리시아 로깔’(Policia Local) 등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그중에서 가장 권위 있고 위협적인 존재는 과르디아 시빌이라는 경찰이다.


과르디아 시빌의 기원은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역사가 길다. 한편 프랑꼬(Franco)의 독재정치 하에서 충성을 다했던 존재로 이들은 국민들로부터 많은 반감을 샀다. 우리 식으로 한다면 일제강점기의 순사 같은 의미로 존재했던 시기가 있었고, 지금도 그런 분위기는 남아 있다.


특히 빠이스 바스꼬(Pais vasco) 지역의 분리주의자들이 과르디아 시빌을 테러 대상으로 삼는 이유는 그들이 프랑꼬 통치 시절에 분리주의자들을 강하게 탄압하는 앞잡이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빠이스 바스꼬 분리주의자들이 만든 독립운동 투쟁 단체 에따(ETA)는 아직도 과르디아 시빌의 고급장교를 대상으로 테러를 자행하고 있으며, 그것이 대부분 시내에서 벌어지는 터에 시민들의 피해도 막심하다. (최근에는 많이 줄어든 상태이다.)


                                                        (Guardia Civil)


스페인 사람들은 한국 학생들의 시위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 그들이 필자에게 한국의 시위와 혼란을 지적할 때면 필자는 “그래도 스페인에서처럼 길을 가다가 갑자기 테러를 당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과르디아 시빌이 서 있는 곳이나 그 사무실, 그리고 과르디아 시빌 차가 서 있는 곳에는 가까이 가지 말라는 주의를 준다.


                                              (Guardia Civil y su Tricornio)


한편 하나로 뭉치지 못하고 개인의 목소리가 큰 스페인 사람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큰 소리로 시위를 하고 있다면, 그것은 노동자들의 단체 시위 아니면 에따의 테러에 대한 시민들의 규탄 시위 중의 하나일 것으로 생각하면 거의 틀림이 없다. 스페인 방송과 신문의 주된 주제는 아직도 지방분리주의에 따른 여러 문제이며, 그중에서도 에따의 테러 소식이 한 달이 멀다 하고 다루어진다.


스페인 최정예 군인 과르디아 시빌이 쓰고 있는 모자는 아주 특이하다. 이 모자를 아무에게나 주고 써 보라면 한결같이 거꾸로 쓰게 될 정도로 앞뒤 구분이 힘들다. 스페인적인 초현실주의가 낳은 모자일까? 이 모자에도 나름대로 역사가 숨어 있다.

                                                                  

                                            (Manto y Chambergo)


1700년부터 불기 시작한 계몽주의 사상에 바탕을 둔 스페인의 근대화 작업은 까를로스 3세 시기인 1766년 반란 운동에 의해 중단되는데, 그것은 이탈리아 출신의 스퀼라체 후작의 저택 습격으로 절정에 이른다. 스퀼라체 후작은 당시 사람들이 쓰고 다녔던 챙이 넓은 '참베르고'(Chambergo) 모자와 긴 망토 착용을 금지한 인물이다. 자신의 저택이 습격당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후작의 통제 정책은 더욱 강화되었지만 사람들은 그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대신 반항의 표시로 자신들이 쓴 모자의 앞 챙을 잘라 내는 바람에 모자의 형태가 지금의 형태로 굳어졌다는 말이 있다. 앞부분의 챙은 자르고, 뒷부분의 챙은 바짝 올려 붙여버렸다. 대단한 '반항'이고 '파격'이다.

(Tricornio de la Guardia Civil)


즉 과르디아 시빌의 모자는 잘린 부분이 앞으로 가게 써야 하며, 이렇게 되니 만화에나 나올 법한 이상한 모양을 갖게 되었다. 해나 비를 가릴 수도 없으니 기능 면에서 문제가 있으며, 다만 흔히 볼 수 없는 모자라는 점 때문에 멋이라면 멋이라 할 수 있겠다.


뽈리시아 나시오날은 우리의 경찰과 유사하다. 과르디아 시빌이 군인이면서 경찰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 뽈리시아 나시오날은 국민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방범 및 치안 문제를 담당한다. 시내를 가다가 앞이 잘린 모자를 쓰고 진한 녹색 옷에 소총을 무섭게 든 무뚝뚝한 표정의 사람이 서 있다면 과르디아 시빌이다. 그리고 보다 깔끔한 복장에 구부정한 모습으로 거리를 유유히 걷고 있는 제복 차림의 사람이 있다면 그는 뽈리시아 나시오날이다.


뽈리시아 로깔 또는 뽈리시아 무니시빨(Policia municipal)이라고 불리는 경찰은 대부분 교통이나 사소한 일을 담당한다. 과르디아 시빌과 뽈리시아 나시오날이 전국적인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면, 이들은 시 단위나 구 단위의 비교적 작은 조직을 갖추고 있다. 복장이나 행동의 차이가 그들의 권한의 차이를 말해 주는 듯, 이들 뽈리시아 로깔들에게서는 거리감이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도와주려고 달려드는 이웃같이 보인다.


전체적으로 볼 때, 스페인 경찰은 강압적이거나 위압적이지 않다. 물론 과르디아 시빌은 복장 자체가 강한 이미지를 풍기고 또한 호락호락하지도 않지만 실적을 올리기 위해 국민을 못살게 구는 식의 권한 남용은 하지 않는다.


                                         (Controles de la Guardia Civil)


스페인의 거리는 한국의 거리보다 훨씬 자유롭다. 거리의 자유라는 것의 실체가 교통신호를 지키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그만큼 길을 건너는 일이 자유롭다. 자기가 편하다고 생각되는 자리에서는 횡단보도가 없더라도 건넌다. 차가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빨간불이 무시된다. 그래도 교통사고는 적다. 정작 규칙을 지켜야 할 사람들은 운전자들이다. 운전자들은 교통신호를 철저하게 지키며 그것이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절대적인 장치이다. 차가 없는 도로에서는 아무리 경찰이 있다 해도 개의치 않고 건넌다. 경찰도 뭐라고 말하지 않는다. 획일적인 질서보다는 유연성이 곧 자유이며 또 다른 질서임을 알게 해 준다.


만일 스페인의 거리에서 무단 횡단을 하다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경찰을 발견하더라도 죄지은 사람처럼 뜨끔해할 필요는 없다. 그가 당신에게 다가오는 이유는 딱지를 끊으려는 게 아니라 단지 ‘무슨 일로 그렇게 빨리 길을 건너야 했을까?’ 걱정하면서 당신을 도우려는 것이니까.





 #갈리시아 #비고 #빵집 #로마유적 #중앙광장 #스페인의 마을 #스페인여행 #스페인어 #스페인음식 #스페인축제 #산티아고순례길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세비야 #코로도바 #그라나다 #톨레도 #세고비아 #연극 #연극페스티발 #스페인와인 #스페인축구 #돈키호테 #세르반테스 #스페인문학 #스페인축구 #알칼라 데 에나레스 #유럽여행 #바로크 #스페인광장 #프랑스길 #아랍문화 #이슬람문화 #알람브라 #참치 #지중해 #지중해여행 #대서양 #땅끝마을 #휴가 #왕궁 #대광장 #성당 #이베리아 #피카소 #달리 #가우디 #성가족성당 #피레네 #안도라 #결혼식 #결혼풍습 #마요르카 #라스팔마스 #테네리페 #산페르민축제 #팜플로나 #레알마드리드 #아틀레티코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축구장 #마드리드축구장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말라가 #카디스 #미하스 #투우 #플라멩코 #투우장 #파에야 #빌바오 #산세바스티안 #산탄데르 #안익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헤밍웨이 #루벤스 #고야 #조선인 #벨라스케스 #엘그레코 #보쉬 #티지아노 #플랑드르화풍 #르네상스화풍 #벨기에 #네덜란드 #얀반에이크 #반다이크 #에라스무스 #토마스모어 #하몬 #초리소 #토르티야 #리오하와인 #리베라델두에로와인 #셰리주 #포트와인 #신성로마제국 #백남준 #엑스트레마두라 #메리다 #보스텔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문예] 산티아고 순례길의 유래(I) (Camino de Santiago, su historia)

[문예] 나혜석의 스페인 여행 (스페인과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