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귀향(세르반테스를 만난 조선인) / 43.동상(Estat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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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쿠라 쓰네나가의 동상이군요.
종국은 송석희가 고향을 생각하면서 늘 바라봤을 강을 직접 보고 싶었다. 셋은 안또니오의 집을 나와 강으로 향했고, 강 옆 공원에 다다랐을 때, 쓰네나가의 동상이 서있었다.
사무라이의 동상은 마을 앞을 흐르는 강을 한 눈에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도 송석희가 많은 시간 고향을 그리워했을 바로 그 자리일 것이라 종국은 생각했다.
안또니오의 말에 의하면, 세비야의 고문서 보관소에서 마사무네의 편지가 발견된 것은 1862년이었고, 그것을 계기로, 1882년 당시 파리에 주재했던 일본 대사가 세비야를 방문했다고 한다.
그 후 오랫동안 묻혀있던 이 이야기는 1992년 세비야 세계엑스포를 맞아 나루히토 왕세자가 직접 방문하여 쓰네나가의 동상 제막식을 했다고 한다.
나루히토 왕세자(현 일본천황)의 기념식수
이후, 양국 간 교류는 활발해지고, 그 과정에서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1620년 이후, 세례명부에 하뽄이란 성이 등장하기 시작해서, 주변 엑스뜨레마두라 지역까지 넓혀졌다는 사실도 확인되었다.
물론, 세비야 시에 있는 한자로 된 자료와 일본 사절단에 대한 기록물은 물론, 마드리드 왕실의 고문서를 통해서도 일본 사절단의 방문이 확인되었다. 세비야에서는 이들과 관련된 행사 및 관련 비용의 지출 내역까지 발견되었고, 왕실에서도 일행의 모습을 담은 그림을 찾아냈다.
하뽄이라는 스페인 성이 일본 국명을 부르는 스페인어 표현과 일치하고 있는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했던 하뽄 성씨의 사람들은, 뜻밖에 자신들의 기원을 알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 동상 앞에 선 종국은 고개를 숙였다.
그의 머리에는 여러 가지 장면이 떠올랐다. 조선과 일본, 멕시코, 스페인, 이태리, 네덜란드, 포르투갈, 그리고 중국과 마카오. 그레고리오 데 세스뻬데스, 루이스 소뗄로, 하세쿠라 쓰네나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 로뻬 데 베가, 피터 폴 루벤스…. 무엇보다도 송석희, 권성빈, 안도현 등과 유럽 땅을 밟은 조선인들, 그리고 조선의 해남을 향해 떠났던 윤훈….
일본사절단에 관한 여러 연구와 함께 몇 권의 책이 나왔다.
아울러, 두 마을 간 교차방문은 물론,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고, 영화제가 열리는 등
양국 간 문화 교류가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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