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스페인에서 커피마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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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서는 한국식으로 생각하다가 곤란을 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 하나가 식당이나 상점, 은행, 약국 등을 이용하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약국은 대개 새벽같이 문을 열고 하루 종일, 거의 밤 10시까지, 또는 그 이상까지 영업을 하기 때문에 이용하는 데 별 불편이 없지만, 스페인에서는 이런 부지런함을 기대하면 안 된다. 약국이 열려 있는 시간은 오전 9시 반에서 오후 2시까지이고, 오후에는 4시 반에서 8시까지가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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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직약국(Farmacia de Guardia) |
스페인에서는 8시 이후에 약국을 열어 놓는 일이 순번 제도로 시행된다. ‘파르마시아 데 과르디아’(Farmacia de guardia, 당직 약국)라고 하는 이런 약국에서는 밤새도록 문을 열어 놓는다. 그러나 불은 켜져 있더라도 약국 문은 닫혀 있고, 손님이 초인종을 누르면 인색한 창살 사이의 아주 작은 문, 약을 건네고 돈을 받을 수 있을 만큼의 문으로 용건을 묻고 약을 건네준다. 약 중에는 병원의 처방이 우선인 것들이 많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특히 쉽게 마실 수 있는 드링크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우리나라에서처럼 흔하게 약국을 찾기 어려우며, 외관상으로도 “약국을 하나 갖고 있으면 돈을 엄청 버는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중 삼중 막을 쳐 놓는다. 스페인에서는 은행과 약국이 가장 보안이 잘되어 있는 것 같다. 스페인에 마약과 관련된 사람이 많기 때문에 만일의 위험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풀이되지만, 약국에 철창이 있고 은행에서나 볼 법한 보호창으로 가로막혀 있는 것을 보면 무언가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약국은 대부분 크지 않으며 수도 매우 제한되어 있다. 약국은 약대를 나왔다고, 돈이 있다고 해서 간단하게 열 수 있는 게 아니다. 일정 지역에 몇 개의 약국이 배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 약국의 약사가 해당 연령이 되어 연금을 받기 위해 일을 그만두는 경우에나 다음 순서의 사람이 약국을 얻을 수 있다. 거의 무제한적으로 약국을 개업할 수 있는 한국의 분위기는 그에 비하면 사뭇 자유롭다. 필자는 스페인에 사는 동안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구해 본 기억이 없다. 한국에서 구급약을 가져갔기도 했지만, 왠지 문턱이 높게만 보이던 약국에 쉽게 발길이 닿지 않았다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스페인에서는 약국의 경우처럼 수가 법적으로 제한된 직업이 많다. 어떤 의미에서는 반민주적이고 기득권자들만이 살 수 있는 체계라고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불필요한 경쟁을 줄여 약에 대한 보다 신뢰감 있는 서비스 체계를 마련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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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Banco) |
은행(Banco,방꼬) 역시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문을 여는 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영업시간을 지나쳐 버릴 수 있다. 게다가 일 처리가 상당히 느리며, 여자보다는 남자 직원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은행 문은 이중문인 곳이 많다. 줄을 설 때 주의해야 하는데, 한국처럼 앞사람과 밀착한다거나 바로 옆에서 일을 함께 처리해 주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 일단 돈을 주고받는 창구는 한국처럼 공개되어 있지 않고, 두꺼운 유리 막이 가로막고 있으며 그 사이의 작은 창으로만 대화할 수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정말로 답답하기 짝이 없다고 느낄 것이다. 한편으로는 너무나 겁이 많고 소심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곳의 특수 상황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토요일 오전에도 은행을 여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오후 2시부터는 이용할 수 없다. 자동 지급기가 있으므로 대신 사용할 수 있다.
스페인의 은행은 전통이 길고 규모도 큰 편이어서 어느 지방에 가더라도 은행은 많다. 공중전화만큼 많은 수와 다양한 금융회사들이 있다. 그러나 스페인의 이자율은 아주 낮은 편이므로 이자를 위해서 은행에 돈을 예치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자보다는 하루, 한 달을 생활해 나가는 데 있어 돈을 규모 있게 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은행에 예치된 금액은 아무리 많아도 그것이 내 돈이 아니라 은행 돈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수억 원을 은행에 넣고 있다거나 그러기 위해 많은 시간을 희생하는 경우가 한국 사람들에게는 일반화된 상황이며 미래를 위한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나, 개인이 정당하게 세금을 내고 국가에서는 개인에게 해 줄 수 있는 최대의 혜택을 주고 있다면, 자기가 번 돈으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일에 삶을 투자하는 것도 의미 있다. 은행에 입금된 돈은 은행의 예치금 숫자 놀음에만 잡힐 뿐, 정작 예치한 사람은 그 혜택을 누리기 어려울 때가 많다. 계획적으로 예금하는 것은 좋지만, 그것이 막연한 미래에 대한 투자라면 스페인 사람들의 예금에 대한 태도를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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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숍(Cafetería) |
스페인에서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관은 은행과, 약국, 그리고 까페떼리아(Cafeteria)이다. 스페인의 까페떼리아는 상대적으로 문을 일찍 연다. 마을이 형성되면 가장 먼저 생기는 것이 까페떼리아라고 할 정도이며, 아침 식사를 집 주변의 까페떼리아에서 간단하게 해결하는 사람도 많다. 더욱이 하루 종일, 어떤 곳은늦은 시간까지 열어 놓으므로 까페떼리아는 스페인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직장이다.
한편 큰 까페떼리아에서는 대개 식당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나, 고급 식당들은 단지 식당으로만 기능한다. 식당들이 문을 여는 것은 오후 1시 반 정도인데, 그 시간에 들어가면 손님을 찾아보기 어렵다. 적어도 2시나 되어야 사람들이 차기 시작하며 식사는 4시가 되어도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 오후 6시쯤 식당을 찾는다면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까페떼리아에서 간단하게 배고픔을 달랠 수는 있겠지만 정식 식사는 9~10시에나 가능하다. 특히 여름날 저녁 9시 반쯤에 식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들어온 손님 축에 든다. 저녁은 11시에도, 12시에도 계속되고 여름에는 시간이 더 늦어진다. 식당에서 어떤 음식을 시켜야 할지 모를 경우에는 생선인지 육류인지를 먼저 생각한 다음에 ‘메누 델 디아’(Menu del dia)를 주문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뜻 그대로는 ‘오늘의 요리’이지만, 풀 세트로 된 저가의 메뉴에 해당한다. 1차, 2차(또는 2, 3차), 후식 및 커피 등을 순서대로 대접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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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페 쏠로(Café solo) |
스페인에서 맛볼 수 있는 커피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먼저 ‘까페 솔로’(Cafe solo)는 그야말로 커피 엑기스에 해당하는 진한 커피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작은 잔에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커피 엑기스만 마시는 까페 솔로를 가장 즐겨 먹는다. 무척 진하고 강해서 처음 마시는 사람은 배탈이 날 정도이지만, 육류를 많이 먹는 이들에게는 소화제 역할을 해 준다. 쓴맛과 단맛은 통하는 것일까? 대단히 쓴 이 커피를 마시고 나면 단맛이 살아난다. ‘까페 꼬르따도’(Cafe cortado) 역시 스페인 사람들이 많이 찾는 커피로, 까페 솔로에 한 방울 정도의 우유를 섞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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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페 만차도(Café manchado, o Leche manchada) |
이에 비해 ‘까페 라르고’(Cafe largo)는 우유의 양이 많아진 것이며, ‘까페 꼰 이엘로’(Cafe con hielo)는 얼음을 넣은 커피이다. 까페 꼰 이엘로는 우유를 넣지 않고 마시는 게 정석이다. 얼음과 까페 솔로를 함께 가져오면 손님이 둘을 섞는데, 거기에 우유를 합할 수 없다. 한국식으로 밀크 커피에 얼음이 들어간 채로 나오는 것과는 다르다. ‘까페 꼰 레체’(Cafe con leche)가 밀크 커피이며, 그보다 연하고 한국의 자판기 커피에 가까운 것으로는 ‘까페 만차도’(Cafe manchado)가 있다. 만차도란 ‘얼룩지다’는 뜻으로, 커피에 우유로 물을 들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밖에 ‘까페 아메리까노’(Cafe americano)는 아메리카노를 말하는 것이며, 카페인을 뺀 ‘까페 데스까페이나도’(Cafe descafeinado) 등이 있어 취향에 따라 주문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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