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어디서 온 사람들이지? (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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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온 사람들이지? 뚝심 있는 사람들이 사는 빠이스 바스꼬 (Pais Vasco)
빠이스 바스꼬는 이베리아 반도 내에서 인종과 언어의 섬으로 여겨질 만큼 스페인의 오랜 역사 속에 독립된 형태로서 자신들의 순수성과 역사를 이어 왔다.
‘빠이스’(Pais)라는 단어는 ‘국가’라는 의미인데, 바스꼬 지역이야말로 이 표현을 좋아하고 또 이 말이 적절하게 쓰이고 있는 실정이다. 색다른 이름에 말 없는 그리고 우직스럽게 보이는 인상의 스페인 사람이 있다면 바스꼬인이 아닌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거친 바다와 험한 산, 거기에 변화무쌍한 날씨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이 고장 사람들이 풍기는 분위기는 강인함 그 자체이다.
(산 세바스띠안의 해변, San Sebastián)
까딸루냐(Cataluña) 지역 출신이라면 자신의 출신지를 밝히고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바스꼬인들은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에 대한 경계의 시선이 남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종의 섬처럼 자신의 종족을 지켜 온 바스꼬인들의 뿌리는 아직도 알 수가 없지만, 어쨌든 라틴족의 피가 섞이지 않은 것만은 사실인 듯싶다. 이 지역이 워낙 첩첩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대제국 로마의 점령에서조차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었으며, 아랍인의 피도 이들과 섞이지 못했다. 여기서는 푸른 눈에 금발의 머리를 가진 스페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세르반떼스의 『돈끼호떼』에서도 바스꼬인들에 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항상 중앙의 집권자에 반대하는 세력으로 존재했었으며, 언어에 있어서도 다른 지방 말이 방언 정도인 반면에 이곳만은 이국의 언어여서 이질감이 컸다.
(빌바오, Bilbao)
까스떼야노를 이상하게 발음함으로써, 그리고 이들의 투박함으로 인해 어눌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돈끼호떼』에서의 분위기이다. 물론 세르반떼스는 이들을 지나치게 욕하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포용하지도 않았다. 이들이 쓰는 언어는 까스떼야노와 다른 ‘에우스께라’(Euskera)라는 독자적인 것이며, 따라서 타지방 사람들과 소통할 때 몸짓, 발짓, 어색한 발음 등으로 그들이 조롱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들 간의 관계에서는 마치 이방인과 같은 모습이더라도 외국인과의 관계에서 바스꼬인은 어디까지나 스페인 사람이다. 스페인에서 분리 독립하려는 바스꼬인이지만, 스페인인과 이탈리아인 사이에 싸움이 생긴다면 바스꼬인은 스페인을 돕는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빌바오’(에우스께라로는 ‘빌보’)에서는 98세대의 선두 주자이자 19세기와 20세기를 잇는 가장 중요한 작가인 미겔 데 우나무노(Miguel de Unamuno, 1864~1936)가 태어났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으로 평가받는 우나무노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빠이스 바스꼬인들의 분리독립주의와는 다르게 스페인이라는 나라 전체의 문제에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라가 안정되고 정리되었을 때에는 분리를 외칠지 모르지만 한 나라가 분리되고 흔들리는 시점에서는 자기를 비롯한 좁은 단위의 집합보다는 전체적인 나라의 안위에 더 관심이 가는 게 자연스럽다는 것을 그를 통해 확인하게 된다.
(빌바오의 구겐하임, Museo Guggenheim, Bilbao)
고집스럽고 조용한 삐오 바로하(Pio Baroja, 1872~1956)의 성격은 ‘산 세바스띠안’(San Sebastian, 에우스께라로는 ‘도노스띠아’)의 분위기와 맞아떨어진다. 스페인 북부의 대표적인 도시이며 아름답기로 유명한 산 세바스띠안은 화려함 이면에 바스꼬인들의 굵직함이 깊이 담겨져 있다. 사색가이며 수필가인 삐오 바로하의 사상은 98세대의 중추가 되었으며, 바스꼬인이지만 스페인 전체의 운명을 더욱 중시하고 사랑했던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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