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강의] '현실'의 소녀가 '허구'의 바다를 바다볼 때

이미지
https://youtu.be/Uk-0tE6kbSU #살바도르 달리 #Salvador Dali #스페인미술 #Pintura española #프라도미술관 #Museo del Prado #Museo de Reina Sofía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현실 #Reliadad #허구 #Ficción #백 피겨 #Back Figure #Gaspar David Friedrich #Woman at a window #창가에 서 있는 여인 #Muchacha en la ventana #창가의 여인 #벨라스께스 #Velázquez #Picasso #돈키호테 #Don Quijote #극중극 #액자소설 #메타극 #메타소설 #거울효과 #니체 #해석 #Nietzshe #수용이론 #포스트모더니즘 #진실은 가장 효과적인 거짓이다 #진실과 거짓 #La verdad es la mentira más eficiente #거짓 #현실과 허구 #Sabemos que la verdad no existe, pero no hacemos otra cosa buscarla #진실은 없다, 다만 그것을 찾을 뿐이다 #보르헤스 #Borges #진실과 소설 #소설쓰시네 #나는 진실을 말한다는 착각 #소설은 거짓인가? #소설은 진실인가? #한강 #소설가 #소설과 역사 #소년이 온다 #몽고반점 #역사는 진실인가 #윤준식 #노벨문학상 #인문학강의

[문예] 나를 위해서는 한 명의 게릴라라도 될 수 있어!

  나를 위해서는 한 명의 게릴라라도 될 수 있어!



“스페인어에는 ‘우리’(Nosotros)란 단어가 없고, ‘나’(Yo)만 있다.”는 표현이 있다. 


스페인 사람들의 개인주의를 지적하는 말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스스로를 개인주의자라고 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개인주의’에 대한 개념과 구분하기 위해 ‘혼자주의’ 정도로 풀이하는 것이 더 적당할 듯싶다. 스페인 사람들은 고슴도치와 같아서 사회란 공간에서 살아가지만 자신이 그 사회에 끌어들여지려는 순간에는 가시를 곤두세우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내가 만들어서 내가 먹으면 된다는 식의 생각이 이들의 지배적인 가치관이다.


스페인의 개인주의가 나라의 발전에 방해가 되었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있다. 


'게릴라전법'(Guerilla)이 로마에 항거하던 스페인에서 처음 나왔다는 점도 개인주의, 즉 한 사회나 한 권력에 통합되지 않고 몇몇이 소그룹을 이루면서 대항하려는 스페인 사람들의 기질을 대변한다고 본다.




현재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빠이스 바스꼬(Pais Vasco)의 분리주의 운동을 비롯하여 여러 지역의 지방색 살리기 운동 또한 이런 관점에서 풀이된다. 중남미를 한 때 유행처럼 휩쓸었던 게릴라의 이야기는, 그 뿌리를 스페인에 두고 있음을 알 수 있겠다.


스페인인들의 개인주의는 개인이 자신이 편한 대로 행동하도록 내버려 두었으며,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고 원주민들과 자연스럽게 합쳐질 수 있었던 이유도 피부색과 문화의 차이를 두면서 정복해 나갔던 영국인들과는 달리 스스로의 기분과 판단에 따라 이루어진 개인주의의 결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스페인 사람들의 예술성은 개인주의에서 발달한 긍정적인 예가 되기도 한다. 


개인주의가 만들어 낸 일화도 있다.


마드리드에 한 외국인이 왔다. 그는 방해받기 싫어서 문고리에 ‘방해하지 마시오’란 글귀를 매달았다. 그런데 얼마가 지나자, 청소하는 사람이 문을 두드리는 것이었다. 외국인이 의아한 표정으로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그녀의 대답은 “보통 주무실 때 방해하지 말라는 글을 매달아 놓으시는데, 음악 소리가 들리기에 이제는 들어가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였다. 지나친 예가 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판단에 의거하여 일을 감행하는 태도를 꼬집고 있다.


          



역사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페르난도 디아스 쁠라하(Fernando Diaz Plaja)는 개인주의가 만들어 낸 스페인 사람들의 태도를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즉, 스페인 사람들은 엘리베이터를 탈 때 먼저 탄 사람이 같은 층에 가려고 이미 누른 버튼을 다시 한 번 더 누른다는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휴가철이 되면 일이 거의 중단된다. 중요한 일이 진행 중이어서 서로 간에 연계가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에게 사무 인계를 하고 떠나야 할 텐데,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이런 식의 일 처리 때문에, 1년 내내 순번대로 휴가를 가게 되면 당장 필요한 시기에 일을 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외국인으로서 적법하게 거주하기 위해서는, 특히 학생으로 거주하기 위해서는 ‘학생거주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스페인에 살면서 몇 차례 학생거주증을 만들었지만, 서류에 대한 이들의 반응은 지역마다, 그리고 담당자마다 다른 경우가 많았다.




외국인을 상대하기 때문에 일단은 같은 스페인 사람을 응대할 때는 느낄 수 없는 딱딱함이 엿보이고, 담당하는 사람이 적어서 줄이 길게 늘어져 있어도 옆에서 거들어 줄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하루를 꼬박 소비해야 일을 처리할 수 있었으며, 서류 한 장의 유무에 따라 다음에 다시 방문하거나 아니면 의외로 쉽게 해결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선 학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학사 일정이나 학교 행정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아 보이며,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면 그 사람이 올 때까지 해당 업무를 처리하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말하자면 능률이 없는 것이고, 정보를 상호 교환하지 않는 듯했다. 우리처럼 술자리가 많아 서로 간에 밀접한 의견 교환이 있다는 것이 이럴 때는 다행으로 여겨진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문예] 스페인의 지역별 간단한 특징(Comunidades autónomas)(II)

[문예] 빠뜨리시아의 결혼(Boda en España)(II) (스페인의 결혼 풍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