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강의] '등장인물'인가, '작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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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세고비아, 똘레도, 꾸엔까를 혼합한, 안달루시아의 꽃, 론다(Ronda)

세고비아, 똘레도, 꾸엔까를 혼합한, 안달루시아의 꽃, 론다(Ronda)


신기루인가, 천상의 또 다른 세계인가. 한밤에 길을 지나다 문득 위로 꽂힌 시선 속에는 별천지가 펼쳐진다. 각각의 빛들이 저 높은 곳에 또 하나의 은하수를 만들었다.


                                                             (Ronda iluminada) 

                                                                   (Ronda)


론다(Ronda)와의 첫 만남은 이렇게 밤에 성사된다. 전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은, 그래서 더욱 문학적인 도시 론다. 칠흑 같은 밤에는 창에서 새어 나오는 빛들로 별밭을 이루더니, 어둠을 뚫고 저 멀리 강한 빛이 비치는 새벽부터는 하얀 속살을 드러내면서 또 다른 얼굴로 다가오니 밤과 낮의 차이가 이렇게 클 수가 있는가?


 (Ronda peligrosa)


별천지는 중간에 깊은 계곡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를 거대한 구조물 ‘뿌엔떼 누에보(Puente Nuevo)가 굳건하게 지키고 섰고, 폭포가 사막 같은 이곳에 생동감을 뿜어내며 떨어진다. 이 다리 이름의 뜻이 ‘신(新)다리’이고 보면, 저 멀리 아래로 보이는 다리가 ‘뿌엔떼 비에호’(Puente Viejo), 말하자면 ‘구다리’가 될 것이고, 그 아래로 ‘뿌엔떼 아라베’(Puente Arabe, 아라비아 다리)는 이곳이 로마 시대는 물론이고, 아랍 시대에도 군사도시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음을 알 수 있다. 


                                                           (Puente Nuevo)


정착과 이동의 오아시스! 저 계곡의 물처럼 흘러갔을 수많은 사람과 겹겹이 쌓아 놓은 집들에서 론다의 역사를 본다.


                                                              (Puente Viejo)                                     

                                                            (Puente Arabe)


멀리서 보면 똘레도(Toledo)처럼 하늘에 닿은 듯 높이 솟아 있고, 위에서 보면 세고비아(Segovia)처럼 절벽 아래 저 멀리로 넓은 평야가, 그리고 꾸엥까(Cuenca)처럼 집들이 절벽 위에서 아슬아슬하다. 그러고 보면 이들 지역은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으면서, 식량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지형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적어도 옛날 옛적에는 말이다. 그렇게 론다는 천혜의 요충지이면서 밤과 낮이 전혀 다른 도깨비 얼굴로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우리 같은 관광객으로 하여금 멀리서부터 일부러 찾아들게 하는 관광 코스가 된 것이다.


                                                            (Casas de Ronda) 

                                                                 (Parador)


자연 침식에 따라 돌산이 드러나서 전형적인 메세따 지형을 이루고, 엘 따호(El Tajo)라는 깊은 계곡이 형성되면서 그 사이로 물이 흐르는 론다는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1899-1961)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도 묘사되며, 영화에서도 배경으로 나와 더욱 유명해진 아주 흥미로운 지역이다. 특히 구도시와 신도시를 잇는 뿌엔떼 누에보는 펠리뻬 5세 때인 1735년에 건설하기 시작했으나, 1741년에 크게 붕괴되어 그대로 방치되었다가, 1751년에야 공사가 재개되어 1793년 완공된 후 론다의 명물이 되었다. 당시에는 상당한 난공사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헤밍웨이의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으니, 그 길을 걸으며 작가가 느꼈을 예술적 세계를 감상하고 스스로 명상의 세계로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언덕 위에서는 작가가 머물던 집도 방문할 수 있다.

                                                          (Ernest Hemingway)                         

                                                       (Orson Welles en Ronda)


론다는 작지만 여러 가지 매력을 가진 도시이다. 높은 절벽 그리고 그 위에 하얀 집들이 자리하고, 깊은 계곡에 높은 다리, 그 옆에 위험하게 서 있는 빠라도르(Parador)와 저 멀리 평야 지역을 보기 위해 아주 가파른 절벽 외부에 설치된 전망대 등 교묘한 맛을 간직한 곳이다. 이뿐이랴. 스페인에서도 가장 오래된 역사 유적을 간직하고 있으니, ‘아랍식 목욕탕’을 비롯해 ‘산따 마리아 성당’, 그리고 그 유명한 ‘쁠라사 데 또로’ 곧 론다의 투우장을 꼭 기억해 두자. 이곳은 1785년에 개장해 스페인에서도 오래된 투우장으로 손꼽힌다.


                                               (Por quien Doblan las Campanas)


론다는 스페인에서 가장 먼저 투우가 시작되었다는 명성과 함께, 말에서 내려 바닥에서 까뽀떼(Capote)라는 붉은 천을 흔들며 투우를 하는 현대 스페인 투우의 전형을 세운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매년 9월 초에는 ‘고야 시대식 투우 경기’(Corrida Goyesca)가 행해져 주요한 투우사들이 몰려오고 스페인은 물론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데, 1954년 당시 뻬드로 로메로라는, 스페인 투우사에 길이 남을 투우사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투우 경기를 열었던 것에서 유래한다. 고야 시대의 투우사로, 고야를 매료시켰던 로메로(Romero)를 기리는 이 행사는 이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열리니 스페인 투우의 살아 있는 역사이기도 하다.


                                                     (Plaza de Toros de Roda)


론다는 안달루시아의 까디스, 세비야, 꼬르도바, 그라나다, 말라가 등과 함께 스페인 남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한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


    

                             (Feria de Pedro Romero y Corrida Goyesca de Ro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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