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강의] '등장인물'인가, '작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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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모든 길은 한 곳에서 만난다! 살라망까(살라망카, Salamanca)

 옛사람들을 만나는 살라망까(Salamanca)의 중앙 대광장


많이 알려져 있는 스페인의 대도시들에 비해 작은 도시들은 우리에게 생소하기만 하다. 그러나 ‘살라망까’는 도시의 규모는 작지만 마치 큰 도시 같은 느낌으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다. 오래된 도시인 데다 콜럼버스가 연상되고, 스페인에서도 가장 오래된 살라망까 대학(Universidad de Salamanca)이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살라망까는 한국의 학생들이 어학연수로 가장 많이 찾아드는 도시이면서 스페인에서도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Santiago de Compostela)와 함께 교육도시로 유명하다. 방학이 되면 스페인 학생들이 빠져나가고 외국인들이 시내를 차지한다. 어학연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도시는 고색이 창연하며 여기저기에 유적들이 즐비하다. 거대한 옛 구조물들 사이로 책을 끼고 걷는다면 느끼는 기분이 남다르리라. 


                                      (Fachada de la Universidad de Salamanca)

 

이렇게 오래된 서양의 도시에서 현재 내가 걷고 있다는 생각, 그것도 그들의 선조들이 생활했던 대학과 거리에서 그들이 알지도 못했을 한국의 한 학생이 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생각에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살라망까는 크지 않은 도시이므로 굳이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아도 발길이 닿는 대로 걸으면 원하는 목적지에 쉽게 이르게 된다. 특히 중앙의 대광장은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듣는다. 살라망까 출신인 여러 문인의 동상이 세워져 있으며,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 중앙광장의 저녁은 분주하기만 하다.


                                             (Rana de la Suerte en la Fachada)


낮에는 점잖게 보이는 살라망까도 밤이 오면 젊음의 도시가 된다. 그리고 그 젊음이란 나이 어린 사람들만이 만들어 내는 분위기가 아님을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알게 된다. 도시 전체가 저녁부터 살아나며, 입장료도 받지 않는 바를 순례하면서 맥주 한 잔씩 걸친다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밤을 보낼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수도원도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워낙 시내 중심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임대를 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수도원 한쪽을 빌려 주고 나오는 임대 수익으로 수도원을 이끌어 가야 하는 게 스페인 종교의 현실이기도 하다. 외곽 지역에서는 벼룩시장이 서며, 종류는 많지 않지만 그런대로 이국적인 풍취를 맛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Plaza Mayor, Salamanca)


혹시 시내 중심 거리를 걷다가 어느 집 앞에서 까만 망토(Manto Negro)를 걸치고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고 있는 젊은이들을 보게 된다면 그것은 여행 중의 행운이다. 스페인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뚜나’(Tuna)를 직접 만난 것이다. 늦은 밤, 뚜나는 사랑하는 여인의 집 앞에서 사랑을 구하는 행위를 한다. 우리는 세레나데로 알고 있는데, 사랑에 빠진 남자는 자신의 친구들을 동원해 창문 밑에 모이게 한 후, 기타를 비롯한 간단한 악기 반주에 맞춰 노래하며 열정적으로 구애한다. 만일 그의 애절한 사랑을 받아준다면 여인은 창문을 열고 꽃을 던져 줄 것이며, 문을 열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녀의 닫힌 마음을 상징하니, 결국 고배를 마신 선수들처럼 고개를 떨구고 쓸쓸히 사라진다. 그다음은 술집에서 친구들끼리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는 수밖에…….


                                                            (Tuna en la Calle)


지금은 뚜나가 많이 사라져, 대학교에서 마치 우리의 서클식으로 운영되면서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이 모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얼굴이 무척 두꺼워야 하기 때문에, 말하자면 군기란 것이 이들 사이에 중요하며 돈 후안적인 성격도 가져야 한다. 젊은 대학생이 많은 살라망까에서 뚜나를 보기는 쉽다. 아직도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 구애가 이루어질 때는 이들을 부르기도 하지만, 그 기능이 퇴색되어 요즘에는 넓은 광장의 노천 까페떼리아에서 손님들을 대상으로 젊고 패기 있는 노래를 부른다.


                                                    (Plaza Mayor, Salamanca)

 

스페인의 성당과 집들을 보면, 유난히 조개가 많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살라망까의 ‘까사 데 라스 꼰차스’(Casa de las Concha)가 대표적이지만, 그 모양도 다양하고 조개를 이용해 건물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는 게 특징이다. 스페인에 이렇게 조개 장식이 많은 이유는 성자 야고보와 관계있다. 야고보는 땅끝까지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이베리아 반도에 들어온 성자인데, 그를 나타내는 모습에서 지팡이와 조개가 두드러진다. 먼 길을 다니던 성자에게 지팡이는 필수품이었으며, 거기에 널따란 조개껍질은 수통이며 밥통이었을 것이다. 즉, 스페인에서 조개는 기독교와 신앙심을 상징하고 있다.


                                                         (Casa de las Conchas)


살라망까 대학 정문에 머물 때는 몇몇 사람들이 벽을 힐끔대면서 손가락질하는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가만히 들어 보면 개구리상을 찾아보라는 이야기이다. 살라망까 대학의 개구리는 기적과 행운을 주는 존재로 통한다. 시험을 앞둔 이에게는 시험 통과를, 아이를 원하는 이에게는 아이를, 건강을 원하는 이에게는 건강을 그해 내내 전해 준다는 것이다. 개구리를 발견하여 행운을 얻으려면 정문의 페르난도 왕과 이사벨 여왕 동상에서 큰 기둥 쪽, 즉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가장자리의 해골들 가운데서 가장 왼쪽의 것 위에 개구리 한 마리가 자리하고 있다. 해골이 있는 이유와 그 위에 해골이 왜 새겨져 있는지를 풀이하기는 어렵다. 단지 이 건물을 만들던 조각가의 장난이 시간을 두고 많은 관광객을 끄는 모티브가 되었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다. 어쨌든 멀리서 살라망까까지 찾아들어 그 문화를 접하는 것 자체가 개구리가 선사하는 행운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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