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세고비아(Segovia)에서 만나는 로마, 모양으로 기억나는 그 음식, 꼬치니요(Cochini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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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고비아에서 만나는 로마의 그것
마드리드에서 가까이 고대 로마의 유적을 만나 보고 싶다면, 그리고 가장 특징적인 음식인 ‘꼬치니요’(Cochinillo)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세고비아’를 찾을 필요가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따진다면 세고비아는 넓게 트인 산 사이에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어서 좋은 자리임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 같다. 로마 시대의 도시였으며, 이슬람 시대 이후 15세기에는 기독교 진영의 중요한 거점이 되었다.
세고비아란 이름을 듣는 순간 한국 사람에게 가장 먼저 연상되는 것은 아마도 기타가 될 듯하다. 그러나 기타는 세고비아와 관계가 없다. 단지 현대 기타 연주의 대가였던 사람의 이름이 세고비아였기 때문에 익숙하리라. 안드레스 세고비아(Andres Segovia, 1894~1987)는 기타에 있어서는 전설적인 인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며 여러 제자를 길러 내기도 하였다. 기타를 협주 악기의 반열에 올려놓음으로써 스페인 음악, 특히 그라나다적인 음악을 세계에 알린 기타 연주가이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그의 이름 때문에 세고비아란 도시는 그와 함께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지만, 세고비아에서 기타를 말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는 일이다.
(Acueducto de Segovia)
세고비아 시에 도착해서 중앙에 닿으면 전혀 새롭지 않은 건축물을 보게 되는데, 미술 책이나 건축에 관한 책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여 우리에게는 익숙한 것이다. 그것은 사람이 오가는 다리가 아니고 ‘아꾸에둑또’라고 불리는 수로이다.
세고비아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이 수로는 길이가 813미터이며, 높이가 28미터, 수로를 이루는 아치의 수만도 148개에 이르고 있어 로마인들이 남겨 놓은 수로 중에서 가장 잘 보전된 경우이다. 물론 로마인들은 메리다를 비롯해 따라고나와 세비야 등지에 많은 유적을 남겨 놓았지만, 이 수로는 로마 유적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꼽힌다. 시에라 데 과다라마(Sierra de Guadarrama) 산맥에서 내려오는 물을 세고비아 시민들이 마시기 위해서는 이 수로를 만들어야 했다. 세고비아의 계곡을 가로질러야 했을 것이며, 면도날이 들어갈 틈조차 없다는 이 수로는 2천 년이 지난 지금에도 사용되고 있다. 물론 현재에는 물이 직접 돌아 닿는 것은 아니며, 그 위에 수도관을 설치하여 수로를 보존하고 있다. 세고비아의 고색창연한 시내를 가로지르는 이 건축물은 시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서는 실용성을 떠나 건축 역사와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대단한 것이다.
(Sierra de Guadarrama)
아꾸에둑또에서 도시의 높은 지대를 향해 좁은 길을 한참 걸어가면 외곽에서 아름다운 성을 발견하게 된다. ‘알까사르’(Alcazar)이다. ‘성’ 또는 ‘궁궐’의 뜻을 가진 아랍어에서 나온 단어인데, 이곳은 스페인 통일의 주인공 이사벨 여왕이 1474년 왕위를 물려받은 곳이며, 그녀와 남편 페르난도의 자취가 깊게 배어 있다.
이후 펠리뻬 2세는 이곳에 마련된 왕의 방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하였다. 건축물로서의 가치도 아꾸에둑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성은 깎아지를 듯 솟아 있는 언덕에 위치하며 주변은 온통 절벽이다. 도시의 먼 곳까지 바라볼 수 있어 군사적인 가치도 대단한 알까사르 성의 모양은 정교하고 아름다우며, 주변의 나무에는 까마귀 같은 새들이 모여 살아 무서운 이야기 속의 성과 같은 분위기를 준다. 디즈니랜드의 ‘백설공주 성’이 이 알까사르 성을 본떠 만들었다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올 정도이다. 성안에서 보이는 외부 세상의 전경은 정말로 그림과도 같이 펼쳐져 있다. 특히 정면으로 보이는 언덕과 구불구불한 길을 마주하면 또 다른 세계를 만나는 느낌을 준다. 건물 안에서 창문 밖으로 펼쳐진 전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면, 아름다운 모습으로 오랫동안 세고비아를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빙빙 돌아가는 좁은 계단으로 높게 뻗은 성의 맨 꼭대기에까지 오른다면, 과거 망루를 따라 바쁘게 움직였을 군사들의 체취를 느낄 수 있다.
(Alcazar de Segovia)
알까사르에서 나와 다시 시내로 들어오면 알까사르 성에서 보았던 ‘까떼드랄’(Catedral, 성당)을 만나게 되고, 성당 앞에 펼쳐진 현재의 세고비아를 마주하게 된다.
(Plaza Mayor)
광장에는 식당이 즐비하고, 노천 까페떼리아에 한번 앉으면 내가 유럽에 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러 손님과 성당을 배경으로 사진이라도 찍는다면 광고에 나오는 유럽의 그곳이 정형화해 남는다. 식당들은 밖에서는 작게 보이지만 어느 곳이나 들어가면 지하에 넓게 식탁이 마련되어 있어, 시원한 분위기와 함께 고장의 특색 있는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다. 세고비아에 왔다면 잊지 말아야 할 음식이 바로 ‘꼬치니요’이다. 마드리드의 중앙 대광장, 곧 쁠라사 마요르(Plaza Mayor) 아래 ‘꾸치예로스 거리’(Calle de Cuchilleros)의 음식점들도 좋지만 세고비아의 꼬치니요(Cochinillo) 요리는 이곳이 원조이므로 무언가 더 운치가 있다. 물론 아꾸에둑또 근처의 식당을 찾아간다면, 고전적인 분위기와 함께 과거 로마 시대에도 먹었던 동일한 장소에서 동일한 맛을 즐길 수 있다.
(Cochinillo)
여행의 일정이 아무리 빡빡하더라도 마드리드 주변에서는 똘레도에 쉽게 들를 수 있고, 또한 세고비아에 들를 수 있다. 특히 세고비아를 선택할 경우, 근처의 바예 데 로스 까이도스(Valle de los Caidos)와 엘 에스꼬리알(El Escorial), 그리고 나바세라다(Navacerrada), 라 그랑하(La Granja) 등 여러 곳을 한꺼번에 방문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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