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강의] '등장인물'인가, '작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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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 평야에 솟은 언덕, 바람과 풍차, 그리고 돈키호테 (Consuegra)



몸과 마음을 씻어 주는 바람의 세상, 꼰수에그라

두 눈을 감고 바람을 느껴 본다. 저 멀리, 아주 멀리 펼쳐진 들판을 달려온 강력한 바람이 황홀할 만큼 모든 세포를 어루만진다. 다시 귀에 집중하면 그저 바람 소리뿐, 낮이나 밤이나 적막한 이곳은 온통 바람이다.

스페인 남쪽으로 가는 도중 찾게 된 ‘꼰수에그라’란 지역은 마드리드에서 똘레도 방향으로 내려와 벌판을 지나면서 저기 안달루시아로 향하는 지점에 위치한다. 넓은 평야의 중간에 낯설게 올라온 언덕 그 밑에 작은 도시가 만들어지고, 언덕 위에는 가장 큰 집이었을 성과 함께 풍차들이 자리 잡고 있다. 들판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농사, 특히 밀은 당연히 여기 바람 많은 언덕 위의 풍차에서 가공했을 것이다. 마을은 작지만 한창일 때는 경제적으로 힘을 발휘했으리란 생각이 든다.

                                           (꼰수에그라의 풍차들, Molinos de Consuegra)

『돈끼호떼』의 내용 가운데 풍차 이야기는 절대 빼놓을 수 없다. 사실 풍차가 곡창 지역의 방앗간이라는 점에서 주변의 여러 곳에 산재해 있었고, 그중 일부가 남아 현재는 관광지가 되었음은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꼰수에그라의 풍차가 세르반떼스가 묘사한 그 풍차, 돈끼호떼가 무모하게 달려들고 넘어지는 바로 그 자리는 아닐 수 있겠으나, 작품 속의 여러 가지를 고려하건대 여기 꼰수에그라 또는 엘 또보소의 풍차가 아니겠는가 하고 추측한다.


(풍차의 날개, Aspa de Molino)

돈끼호떼는 억지 춘향 격으로 기사 작위를 받은 이후, 기사로서 갖춰야 한다는 조건들을 준비하기 위해 자신의 마을로 다시 돌아간다. 한편, 동네의 순수한 사람, 산초를 설득해 마을을 나와서 처음으로 마주친 풍차와의 대결 장면은 『돈끼호떼』의 1권 8장에 그려진다.

두 사람은 들판을 걷다가 풍차 30~40여 개가 몰려 있는 곳에 당도하는데, 돈끼호떼는 이것을 보고 거대한 거인으로 착각하고, 이에 산초는 풍차라고 우긴다.

“그것은 자네가 이런 모험들을 해 보지 못해서 그런 것이네. 저건 거인들이 분명해. 두렵거든 여기서 물러나 기도나 하게. 난 이 전례 없이 치열한 전투에 돌입할 걸세.”라며 산초의 말을 무시한 주인공은 풍차를 향해 달려가면서, “이 비열한 겁쟁이들아, 여기 너희들에게 대적할 위대한 기사님이 왔노라!”라고 외친다.

                                                                    (Consuegra)

마침 바람이 일면서 풍차의 날개가 움직이고, 그것이 자신에 대한 거인들의 도전이라고 착각한 돈끼호떼가 더욱 기세 좋게 달려가 날개를 창으로 찌른 순간, 역시 세찬 바람에 움직이는 날개에 맞아 창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과 기사는 그 날개에 휩쓸려 높이 올라갔다가 땅으로 뒹구는 신세가 되고 만다. 물론, 정신을 되찾은 돈끼호떼는 풍차를 알아차리고도 거인이 풍차로 변했다고 산초에게 말한다.

                                                                     (Consuegra)

거의 아무것도 볼 것 없는 길을 한참 가다가 저 멀리 풍차들이 언덕 위에 나타나고, 작은 마을의 골목길을 비집고 올라가면, 또 하나의 별천지가 펼쳐진다. 아득한 벌판에 작은 먼지를 일으키며 걸어오고 있는 돈끼호떼와 산초의 이상한 자태를 비롯하여, 작품 속 긴 여행을 허락하는 기분 좋은 장소이다.

돈끼호떼의 입으로 묘사했던 풍차들은 긴 팔을 멈춘 채로 바람만 맞고 있고, 이제는 낡았지만 저만치 거대하게 서 있는 성에서는 풍차 앞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두 사람을 쳐다보며 아가씨들이 키득거리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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