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 스페인에서 연애하기, 산 후안의 밤 (Noche de San Ju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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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마을의 전설과 미신
바닷가 마을에서 으레 그렇듯이, 많은 전설과 미신이 이비사(Ibiza)와 포르멘떼라(Formentera)에도 예외 없이 전해진다.
왼쪽 귀가 윙윙거리거나 가려우면 남이 자기에 대해서 나쁜 비방을 늘어놓고 있다고 믿으며, 오른쪽 귀가 그러면 좋은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바닷가 불놀이, Noche de San Juan)
여인이 애인을 구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방법으로는, 산 후안 성자(San Juan)의 날 전날 밤에 초나 납을 녹여 물이 가득 든 용기에 부으면서 거기에 콩을 세 개 집어넣고 침대 밑에 넣어 두는 미신적 전통이 있다.
(산 후안의 날 밤 축제, Noche de San Juan)
식탁에 빵을 아래와 위가 다르게 놓는다거나 양말을 거꾸로 매달아 놓는 경우, 그리고 배에서 빗질하는 일이 있으면 나쁜 징조이며, 비바람과 태풍이 몰려오게 된다고 믿는다.
가는 길을 부엉이가 가로지르고 날아간다면 불길한 징조로 생각된다.
탁자 위에 가위의 날을 벌린 채 놓는 경우에는 누군가와 싸우게 될 것이며, 고양이를 죽이면 7년간은 재수 없는 것으로 믿는다.
밤에 청소하거나 꼽추를 배에 태우는 경우, 새해가 금요일로 시작되거나 식탁에 앉을 때, 식탁 위의 소금과 기름을 쏟는 경우에는 불길한 징조로 본다.
한편 복을 비는 마음에서 산 후안 성자의 날에 포도주를 뿌리는 일, 그날 아침에 솟는 해를 보는 일은 행운을 주는 것으로 믿는다. 우리의 정서와 상당히 맞아떨어지는 미신이기도 하다.
만일 손바닥이 가렵다면 그것은 그 사람에게 돈이나 행운이 들어올 징조이며, 모든 성자의 날 밤에 온갖 과일과 잣 씨 등으로 상을 차려 놓는 일은 돌아가신 선조들의 영혼을 달래어 산 사람들의 복을 비는 일종의 고사나 제사와 유사하다.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사람에게는 행운이 있고, 죽은 후에도 썩지 않고 보존된다고 믿는다.
(Los Jovenes en la Noche de San Juan)
이들에게 우리의 도깨비와 같은 존재는 검은 닭이나 눈에서 불을 뿜는 염소의 형상인데, 이 두 동물은 이비사 지역에서 가장 많이 길러지는 것들이다.
잡기를 쫓고 액운을 막는다는 의미로 우리 한국에서와 같이 대문 앞에 소금을 뿌리기도 한다. 이비사 지역에서는 산 후안 성자의 날과 모든 성자의 날에 이런 행사가 많이 벌어지는데, 이는 섬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죽음 및 그 잠재적인 두려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전혀 관련이 없을 듯한 이곳 사람들의 생활에서도 우리와 유사한 점들이 많이 보인다. 손에 난 사마귀를 떼기 위한 방법으로서 뾰쪽한 물건으로 사마귀를 찔러 피가 나면, 그것을 작은 돌멩이 세 개와 함께 종이에 싸서 길에 놓는다. 이것이 무엇인가 하고 관찰하면서 주위를 도는 사람에게 옮겨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눈 다래끼를 없애기 위해서는 일곱 개의 자갈을 사람이 많이 지나는 길에 쌓아 놓는데, 그것을 무너뜨리는 사람에게 옮겨진다는 것이다. 돌멩이 속에 속눈썹 하나를 감춰 놓고, 그것을 차는 사람에게 눈 다래끼가 옮겨지도록 하는 우리의 믿음과 유사하다.
(산 후안 축제의 밤, Noche de San Juan)
이렇게 섬이나 바닷가 마을에는 토속신앙과 미신 및 전설들이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그러나 기독교의 영향 때문인지, 한국의 마을에서 보여 주는 미신들에 비한다면 상당히 적은 편임을 스페인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해 알게 되었다. 아무래도 먹고사는 데 우리보다는 여유가 있었으며, 바다 역시 우리에 비해 비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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