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강의] '등장인물'인가, '작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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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Q] '덕'은 '관계'의 '조화'


덕에 대한 많은 정의와 모호성에 대해서는 이미 말했지! 사실, 하나로 규정할 수 없기에 혼란스럽지만, 그렇기에 더욱 의식하고 노력하게 되는 가치가 바로 덕인 것이겠지. 그런데,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 덕이라는 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 타인과 집단 속에서 발현된다는 사실이지. 즉, 혼자가 아니고 ‘관계’라는 것! 말하자면, 나 혼자 있을 때 필요한 가치라기보다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필요한 가치가 덕인 것이지. 그러고 보면, 덕을 ‘도덕’이라는 것으로 쓰고, 거기에 ‘공중’이라는 말이 따라 붙는 것은, 바로 덕의 이런 특성이 발현된 표현이겠지.



소크라테스가 ‘지혜’라는 것을 더 알기 위해, 정치인, 수공업자, 시인 등을 찾아간 것과 같은 맥락으로 ‘지혜로운 자’라고 찾아간 인물이 프로타고라스다. 사람들은 그를 지혜롭다고 했으며, 자신도 지혜롭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을 지혜롭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혜롭다’는 것이, 단지 ‘내가 지혜롭지 못하다는 것을 안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던 소크라테스가 프로타고라스를 찾아가는 것, 그리고 그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당대 가장 명성이 높았던 소피스트에게 던진 대화의 주제가 ‘덕’이고, 그 대화를 플라톤은 [프로타고라스]에 남겼다.

그들의 대화를 보면, 특히 프로타고라스의 말을 보면, 덕이라는 개념의 기본적인 상황은, ‘나’와 ‘타인’ 간의 관계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즉, 인간이 홀로 살 수 없다는 점에서는 모든 개념이 그렇겠지만, 특히 덕이라는 개념은 나와 타인, 나와 사회, 나와 국가라는 틀 속에서 일어난다는 점이다. 프로타고라스의 말을 빌리자면, “나라나 사회의 한 사람으로서 지녀야 하는 것”이 덕이다. 그가 말한다.

“프로메테우스는 마침내 헤파이토스와 아테나에게서 지혜와 불을 훔쳐 내어 사람에게 주었다네. 그런 까닭에 사람에게 삶을 위한 지혜는 전해지게 되었지만, 나라나 사회를 이루기 위한 지혜는 주지 못하였다. 그것은 제우스가 지니고 있었기 때문일세.”([프로타고라스], 282-3쪽)

생존을 위한 지혜(또는 ‘지식’으로 해석하는 게 맞겠다)를 갖게 된 인간은 처음 흩어져 살았으나, 쉽게 짐승의 밥이 되었기에,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집단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러나 원래 인간에게는 “정치적인 기질이 없었던 이유로, 그들이 한곳에 모이자 충돌하고 싸우기를 되풀이하였다”. “다시 사람들은 흩어지게 되었고, 나아가서는 종족이 끊어질 지경에 이르렀다.” “이것을 보게 된 제우스는 인간이라는 종족이 끊이지 않을까 근심한 나머지 헤르메테우스를 인간들에게 보내, 정의와 분별의 지혜를 나누어 주게 하였다.” “이 지혜로 말미암아 인간은 나라와 질서를 유지하게 되고 사랑으로 뭉치게 되었다”([프로타고라스], 283-4쪽)고 말한다.

즉, 인간이 생존을 위해 1차적으로 갖게 된 것(불)과 2차적으로 부여된 것이 다르다는 것인데, 이렇게 공존을 위한 ‘정의’와 ‘분별’이 덕의 요소라는 점을 볼 때, 덕은 인간이 혼자가 아닌, 사회와 국가를 이루면서 필요한 항목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덕의 요소들이란 무엇인가? 프로타고라스와의 대화에서 이 위대한 소피스트가 말하는 덕을 소크라테스는 ‘지혜’, ‘절제’, ‘용기’, ‘정의’, 그리고 ‘건강’이라는 다섯 가지로 정리해보고, 이들이 독립적이고 각각 하나 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눈, 코, 입, 귀 등 얼굴의 여러 부분과 같이 각자 독특한 기능을 갖고는 있지만, 이 부분들은 얼굴이라는 전체적인 틀 안에 구현되고 있다는 프로타고라스는 말에 집중한다.


아울러, 덕은 교육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소크라테스의 의문에 대해, 프로타고라스는 “덕이란 사람의 노력으로 얻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자연히 알게 될 걸세”([프로타고라스], 286쪽)라고 말한다. 덕이 교육되고 배울 수 있는 것이기에, 한 사람은 부정이나 덕이 없음으로 인해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덕은 한 사회 내의 일원이 갖춰야 할 요소이면서, 배우고 닦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은 자신에게 있음이다.

현재 학교에서 덕을 말하고 교육하는 것과, 보통 ‘정의’, ‘지혜’, ‘절제’, ‘용기’ 등으로 덕을 설명하는 것도 소크라테스와 프로타고라스 간 대화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이들 요소들이 갖고 있는 개별성과 유기성 사이에서 우리는 소크라테스가 말한 ‘조화’(Armonía)나 ‘심포니’(신포니아, Sinfonía)라는 단어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즉, 나와 타인, 나와 집단 간의 관계에서 덕이란 ‘모두 함께 소리를 잘 내야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심포니란 ‘함께’를 뜻하는 ‘심’과 ‘소리’라는 ‘포노’의 합성어다. 오케스트라의 여러 악기처럼, 정의, 지혜, 절제, 용기 등에서 하나에 편중되거나, 그 어떤 하나가 빠져서는 적절한 소리의 화합이 안된다는 사실이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예상과는 달리 돈키호테야 말로, 덕을 제대로 갖춘 인물이다. 그는 정의를 위해 용기를 냈다. 식욕과 육체적인 욕망에 대한 절제에 있어서는 대표선수다. 지혜 역시 누구보다 앞선다. 다만, 그에게 치명적인 하나, ‘광기’가 있었다. 그것이 그를 현실 속의 ‘현자’가 아닌, 작품 속 ‘인물’로 남게 했다.)


덕이란 모든 소리의 조화로운 합이다. 덕이 도덕이 되고, 공중도덕이 되는 것은 그 뜻을 매우 축소한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도덕이야 말로 덕을 제대로 설명하는 단어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사람과 사람을 나누고 있는가? 아니며, 각각 다른 것들의 관계를 조화롭게 함으로써 심포니를 만들고 있는가?

l 이 글에서 인용한 [프로타고라스]는 최현 역의 집문당 출판사의 책을 인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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