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강의] '등장인물'인가, '작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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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MJfzBbFFSJ4 https://www.youtube.com/@Dali-Imagination-Space #Metafiction #메타픽션 #다층적 서술자 #작가의 죽음 #독자 반응 비평 #수용자 이론 #작가의 권위 해체 #현실과 허구의 교차 #원작과 위작의 긴장 #인물의 자기인식 #독자의 공동 창작 #위작 #플롯의 수정과 전환 #기사소설의 패러디 #서사 전통 성찰 #텍스트의 자의식 #자기 검열 #다성성 #경쟁하는 목소리 #해석의 개방성 #의미 갱신 #desengaño #engaño

[......] "그럼 망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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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또는 변심(Metamorfosis, o capricho) 볼품없으면 풀 흔하면 잡풀 꽃을 피우면 꽃 몸에 좋다면 약초 그럼 망초는?

[문예] 빠뜨리시아의 결혼(Boda en España)(II) (스페인의 결혼 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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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뜨리시아의 결혼(Boda en España)(II) (스페인의 결혼 풍습) 시골 마을의 결혼일 경우, 마을과 집은 사나흘 이상 술렁거린다. 일종의 마을 축제인 셈이다. 온 마을 사람들이 정성껏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과거 한국 시골의 결혼 풍속과 같다. 가족 중심으로 음식을 준비하는데 이모, 고모, 외삼촌, 삼촌 할 것 없이 분담해서 음식을 준비해 모으게 된다. 결혼 전날. ‘데스뻬디다 데 노비아’라는 행사는 아가씨로서의 마지막 날임을 서운해하고 기념해 주는 여자들만의 축제다. 신부 친구들이 몰려오고 그날만큼은 마음대로 모든 것을 풀어 버릴 준비가 되어 있다. 끼리끼리 어울려 평소에 가 보지 못한 곳을 대담하게 찾아가기도 하고 진한 농담과 게임을 하면서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남자들도 이런 모임을 하긴 하지만 여자들이 느끼는 통쾌함에는 못 미치는 것 같다. 드디어 결혼식. 결혼식을 담당한 사제는 관례대로 신랑과 신부에게 자유의지에 따라 결혼이 이뤄지는 것인지를 묻고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즐겁거나 슬프거나 항상 서로 사랑할 것인지 다짐받는다. 결혼 당사자의 대답이 있으면 사랑과 결합의 징표로서 결혼반지가 교환되고 사제는 “하느님이 맺어 준 결혼이니 하느님이 아닌 사람이 이 결합을 가를 수 없다”는 말을 해 준다.           특이한 것은 남편이 벌어들인 금전은 교회를 위해서 헌금되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는 것인데, 이 규정에 따라 행해지는 특별한 의식이 준비되어 있다. 맨 위에서 신랑이 동전 한 움큼을 떨어뜨리면 바로 밑에서 신부가 손으로 받으며, 신부의 손 밑에는 사제의 손이 있어 그것을 이어서 받는다. 과정과 모양을 나쁘게 볼 수도 있지만, 결국 사람이 벌어들이는 것은 신에게서 왔으며 다시 신에게로 돌아가야 정상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당연한 것이 아닌가 이해된다. 예식이 끝나면 성당 문을 나오는 신랑 신부에게 사방에서 쌀 세례가 쏟아지고 여기저기서 박수 소리가 울려 퍼진다. 경제적으로 풍...

[문예] 빠뜨리시아의 결혼(Boda en España)(I) (스페인의 결혼 풍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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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뜨리시아의  결혼(Boda en España)(I) (스페인의 결혼 풍습) 빠뜨리시아는 이미 청첩장을 두 달 전쯤에 발송했다.  그동안 엘 꼬르떼 잉글레스(코르테 잉글레스, El Corte Ingles) 백화점의 담당 코너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정해 ‘리스따 데 보다’(Lista de boda)를 결정했다. 결혼 살림에 필요한 텔레비전이며 냉장고, 카펫 등 살림살이를 정해 놓았으므로 축하해 줄 사람들, 결혼에 초대된 사람들은 리스따 데 보다에 적힌 물건을 사 주면 된다. 결혼초대장 리스따 데 보다가 대형 백화점이나 유명 전문 상점에 준비되면 하객들은 돈을 내는 대신 자신이 정한 액수에 맞춰 신랑 신부가 미리 정해 놓은 상품을 구입해 주는 것이다. 결혼 당사자를 직접 방문해서 구입해 줄 수 있지만 전화로 물어서 구입할 수도 있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물건은 가족 중에 여유 있는 사람이 구입해 주지만, 대개 비싼 물건은 일정액으로 분리되어 있어 여러 사람들이 참여해 구입해 줄 수 있다. 크게 결혼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당사자들이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어 합리적이다. 리스따 데 보다(Lista de boda) 빠뜨리시아는 이틀에 한 번꼴로 백화점에 전화해 보고 들른다. 어떤 물건을 하객들이 선택해 주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나는 길에 웨딩드레스를 맞춘다. 일반적으로 많이 입는 아이보리 색보다는 하얀색이 어울릴 것 같았다. 결혼식이 올려질 빠로끼아(Parroquía, 성당)가 크지 않고 고색창연하므로 눈부신 흰색으로 악센트를 줄 필요가 있다. 드레스의 길이는 길지 않은 게 좋다. 웨딩드레스를 빌려 입는 경우는 드물고 거의가 구입해서 적당한 가격의 것으로 사게 되므로 몸에 꼭 맞게 재단해서 어울리게 입을 수 있다. 빠뜨리시아도 며칠 전 웨딩드레스 재단을 해 놨으니 모레 결혼식에 맞춰 찾아오기만 하면 된다. 성당에서의 결혼    그녀가 13년간 사귄 남자는 알베르또이다. 사귄 지가 오래되어서 만난 상황은 잘 기억나지 ...

[[연재소설] 귀향 (세르반테스를 만난 조선인) / 10.거북선(Barco Tortu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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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거북선 “ [ 명심보감 ] 을 접하면서 , 고려라는 나라에 대한 관심도 커졌소 . 나는 1601 년 알깔라 데 에나레스에서 나온 [ 중국과 일본 , 그리고 인도의 동쪽 나라들에서의 예수회 선교사역 ] 이란 책도 입수해서 읽었소 . 아시아에서 보내온 선교사들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후안 데 구스만이 썼는데 , 거기에 일본 가까이 한 나라가 있다고 기술하고 있소 . 사람들은 비단 뿐 아니라 , 주로 면으로 옷을 만들어 입는다 했지 . 금과 은이 많이 있고 , 집에서는 말과 소를 키웠으며 , 호랑이 등 맹수들이 많다고도 했소 . 사람들은 순하고 머리가 좋으며 특히 , 활 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했고 , 개발한 여러 무기들이 워낙 뛰어나서 중국인들이 늘 겁을 먹고 있다고도 언급하고 있소 . 특히 , 나에게 인상적인 것은 , 적과의 전투에 입에서 불을 뿜는 강력한 전투선이 있다는 내용이었소 . 일찍이 서양에도 용이라는 게 있고 , 이젠 여기에서도 아주 오랜 전통이 되었지만 , 용은 분명 동양에서 온 것이네 . 적어도 내가 읽고 연구한 결론은 그렇소 . 그런데 , 배를 거북이처럼 만들고 , 용의 입을 통해 불을 뿜는다고 하니 , 무엇보다도 내가 쓴 [ 돈키호테 ] 에 이런 굉장한 괴물을 등장시킨다면 , 흥미로운 몇 가지 이야기를 추가할 수 있다고 생각했소 . 사실 새로운 글 소재를 찾다가 백작의 집에서 돈키호테와 산초가 깐다야로 말을 타고 날아 갔다 오는 이야기를 넣었소 . 깐다야는 인도 넘어 동쪽으로 한참을 가야 된다고 사람들이 말하기에 , 그게 세상의 끝 쯤 된다고 생각했소 . 말하자면 , 파에톤과 태양의 수레 이야기와 그 먼 나라를 연결해서 꾸몄지만 , 더욱 내가 원했던 것은 그 책에서 읽었던 요상한 배였소 . 그것을 작품 속에 넣는다면 , 기존의 독자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이며 , 새로운 독자들을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소재가 될 것이라 확신했소 . 그대 나라에 있다는 거북과 용이 합해진 현실 속의 배를 볼 수 만 있다면 , 그리고 그것이 해상에서 적과 싸...

[......] "왜 석가모니는 보리수 밑에 계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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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석가모니는 보리수 밑에 계셨나요?" 6월의 보리수에게 물었다. "왜 석가모니는 보리수 밑에 계셨나요?" "다 익은 붉은 열매는 달고 시고 떫단다." 보리수 열매

[문예] 이베리아, 이(히)스빠니아, 에스빠냐, 그리고 스페인(Iberia, Hispania, España, Spian)(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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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아, 이(히)스빠니아, 에스빠냐, 그리고 스페인(Iberia, Hispania, España, Spian)(II) 스페인을 다른 측면에서 정의해 보자. 저명한 역사학자이며 다방면에서 스페인을 말하는 페르난도 디아스 쁠라하(Fernando Diaz Plaja)는 외국인에게 스페인이 어떤가를 물었을 때, 단순히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저 그렇습니다”라고 대답하는 소리를 들으면 불쾌하다고까지 말한다.  페르난도는 스페인이란 독한 술과도 같아서 즐거움을 주거나 혐오감을 주었으면 주었지, 물 탄 듯 마시는 그런 술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가 인정할 수 있는 대답은 “스페인은 안 좋아.”, “스페인은 끝내주는 나라야.”라는 확실한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스페인이란 단어에 따라다니는 낱말로는 ‘정열’이 있고, 정열에는 ‘투우’와 ‘플라멩꼬’(Flamenco)가 항상 따라붙는다. 붉은색과 스페인 여인의 상징어가 되어 버린 ‘까르멘’(Carmen)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는 페르난도 디아스 쁠라하의 화끈한 스페인 정의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스페인 안으로 들어가면 그 기질이라는 것이 하나로 정의될 수 없을 만큼, 국가를 이루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성이 존재함을 알게 된다. 정열만을 만나는 게 아니다.  하나로 정의될 수 없는 복잡한 스페인을 만나게 된다. 오히려, 우리와 동일한 삶을 살고 있으며 그래서 여러 동일성도 발견된다.  ‘언젠가는 알겠지’라든가, ‘백 년 안에는 모두 대머리가 될 것이다’라는 표현이 스페인 사람을 두고 자주 언급되고 있다. 이 표현들에서 느낄 수 있는 스페인의 기질은 여러 가지이다.  야외카페   첫째는, 느긋하고 낙천적이라는 것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당장 승부를 바라지도 않으며 남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성공하고 있는지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남이 열심히 일을 할 때, 별 생각 없이 쉴 수 있다.  둘째, 순간적인 기질을 말한다. 언뜻 보기에는 백 년을 기다리는 체질 같지만, 실...

[문예] 이베리아, 이(히)스빠니아, 에스빠냐, 그리고 스페인(Iberia, Hispania, España, Spa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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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리아, 이(히)스빠니아, 에스빠냐, 그리고 스페인(Iberia, Hispania, España, Spain)(I) 스페인을 지칭하는 상징적인 단어들이 많다.  ‘스페인’ 또는 ‘에스빠냐’가 대표적인 단어지만, 미국의 중남미 및 스페인계 사람들은 ‘히스패닉’(Hispanic)이라 불리고, 스페인이 있는 땅의 이름은 ‘이베리아 반도’이다.  영어식으로 ‘스페인’의 어원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에스빠냐’일 텐데, 그 단어의 어원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베리아란 말은 어떤 뜻일까? 이베리아 반도(Península ibérica) 이 단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자취부터 살펴봐야 한다. 기원전 2만 년경에 들어온 이베로족과 이후 9천 년경에 들어온 켈트족에서 그 기원을 찾는다.  이베리아란 단어는 ‘이베로’라는 단어와 유사성을 보인다. 즉 ‘이베로들이 사는 땅’이란 의미에서 ‘Iberia’가 쓰이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강’이라는 어원 ‘ib’와 함께 ‘에브로 강’의 어원이 되기도 했다. 지금의 에스빠냐란 말의 어원이 되고 있는 단어는 켈트족의 ‘손바닥’이란 단어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진다. ‘span’이 그것이며, 그리스 사람들에 의해 ‘Spania’로 불렸고, 발음상 로마인들은 ‘Hispania’란 말로 바꾸었다. ‘손바닥’이란 단어가 켈트족 사람들에게 떠오른 것은 스페인 지형의 특징인 높고 평편한 땅 메세따를 본뜬 것으로 풀이되곤 한다.  따라서 이 두 단어는 스페인을 상징하는 낱말로 쓰이면서 발전해 왔고, 중남미를 발견한 이후로는 남미에까지 전해져 쓰이고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스빠노아메리까’란 단어나 ‘이베로아메리까’란 단어가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고 있는데, ‘라틴 아메리카’란 단어는 한참 후에 만들어진 표현이다. 중남미와 카르브해 지역(América latina y el Caribe)                     ...

[......] “어디까지가 축령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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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축령산이에요?” 축령산에서 물었다 . “ 어디까지가 축령산이에요? ” “ 나는 너의 북한산이고 남산이다! ”

[문예] 로마 연극의 발자취, 메리다(Mér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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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연극의 발자취, 메리다(Mérida) 마드리드에서 서쪽 포르투갈 국경으로 9시간, 기차를 타고 닿는 엑스뜨레마두라의 작은 도시  메리다(Mérida) 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수도 마드리드에서부터 펼쳐지는 황량한 벌판을 지나 그 여행이 지루해질 만한 시간이 되면 한적하고 조용한 메리다에 들어선다. 밤 기차를 타고 간다면, 어느새 새벽이 역에 먼저 도착해 경건하게 길 손님을 맞이 해준다. 엑스뜨레마두라의 메리다(Mérida) 스페인의 도시들이 그렇듯, 늦게 공업화된 이곳은 농업, 목축업이 주된 삶의 수단으로 경제 생활은 다소 낙후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곳은 독특한 곳이다. 로마 시대의 주요한 수도 중 하나였던 메리다의 곳곳에 자리잡은 로마 역사의 발자취는 마치 이태리의 유적들을 옮겨 놓은 듯하다. 도시의 크기에 비해 너무나도 크고 잘 만들어진 메리다 로마 유적 박물관, 메리다 외곽의 산 알빈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원형극장, 사자를 가두었다가 검투사와 결투시켰던 타원형 극장이 로마시대의 상징처럼 자리잡고 있어, 이 도시가 로마시대의 중요한 거점이었으며 특히 스페인 연극사의 중요한 발자취를 갖고 있음을 말해 준다.  그 뿐인가, 이베리아 반도 동서남북을 횡단, 종단하는 교통의 요지로 옛 로마인들이 쌓아놓은 긴 다리는 아직도 세비야와 살라망까를 잇는 역할을 거뜬히 해내고 있어, 로마인들이 이곳에 남겨 놓은 건축기술의 영향력을 확인하게 된다. 로마시대 만들어진 높은 수로 역시 세고비아의 그것에 비하면 보존상태가 좋지 않지만 대단한 위용을 자랑하고 아직도 서있다. 반원형의 연극장은 5천 명 정도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깊고 높은 언덕을 이용해 기원전 18년경에 세워졌는데, 그 당시 메리다의 인구를 다 수용할 수 있었던 연극장의 규모는 그리스에서처럼 이들에게도 연극이 중요한 일과로서 생활화되고 있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직경 88.50m의 반원형 극장에는 그리스 로마시대에 그랬듯이 무대 앞부분의 반원형 오케스트라(이곳은 그리스 연극에서처럼 ...

[문예] 알깔라 데 에나레스 (Alcalá de Henares), 세르반테스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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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깔라 데 에나레스 (Alcalá de Henares), 세르반테스의 고향 마드리드 주변에는 여러 작은 도시들이 있지만 마드리드가 17세기부터야 형성되기 시작했고, 그것도 20세기 들어 산업화를 거치면서 거의 아파트들로 다시 지어졌기 때문에 옛 스페인의 전형적인 도시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특히 스페인이 가장 성했던 황금세기의 모습을 거의 원형대로 찾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알깔라 데 에나레스 중앙광장 그런 면에서  알깔라 데 에나레스 는 아직도 작은 골목에, 오래된 가옥, 오랫동안 건물을 지탱하고 있는 굵은 대들보, 그 밑으로 만들어진 긴 복도같은 외부공간과 돌이 깔린 거리 등 황금세기 스페인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이렇게 오래된 건물들도 지금은 현대적인 인테리어로 꾸며져 까페떼리아나 바, 오락실들이 들어 차 있고, 현재를 숨쉬는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과거 세르반떼스가 거닐고, 알깔라 데 에나레스 대학의 많은 학생들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바로 그 거리를 지금 우리가 걷고 있다는 데 묘한 흥분을 느끼게 된다. 중앙 광장 주변은 교회를 비롯해서 옛 대학교 건물, 그리고 거리 등이 우리를 자연스럽게 고전의 세계로 인도하는 듯하다. 특히 차가 다닐 수 없이 좁은 거리에는 아직도 굵고 진한 색의 나무들이 건물을 지탱하고 있으며, 그 위에는 아담하고 예쁜 발코니들이 보인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건물의 아래, 기둥들이 만들어낸 긴 길은 비를 막을 수 있으며, 사람들이 오가다 마주치는 공간이 되어주기도 한다. 세르반테스의 집 이 거리 끝으로 가다보면 세르반떼스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하는  세르반떼스의 집 이 있다. 당시는 길 한 귀퉁이에 있었을 것이고, 집의 규모도 작지만, 문호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한 번쯤 들러 구경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이곳은 아랍 세력에 대항한 국토 회복전이 진행되던 중, 똘레도 대주교의 주도로 1088년에 기독교인들에게 다시 회복되었고, 이후로는 많은 성직자들과 왕족 및 귀족들이 머물...

[연재소설] 귀향 (세르반테스를 만난 조선인) /1.세비야(Sevi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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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비야   “여보세요? 훌리아 하뽄이십니까?” “네, 누구세요?” “지난 번 메일로 연락드린 윤종국이라고 합니다. 제가 금방 세비야에 도착했습니다.” “아, 네 반갑습니다. 혹시, 제 연구실로 오셨으면 합니다만, 가능하세요?” 종국은 택시를 잡아타고 세비야대학교를 향했다. 그는 주스페인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한 적이 있고, 대사관 행사 뿐 아니라, 한국에서 사람들이 올 때마다 여러 번 세비야를 안내했기에, 이 도시는 익숙했지만, 세비야대학교에는 처음 가는 길이다. 이 번 종국의 세비야 방문은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다. 현재는 외무부 본부에 근무하고 있어, 개인 휴가를 몰아서 마음먹고 스페인 행 비행기를 탔다. “반갑습니다. 제가 훌리아 하뽄입니다.” 작은 체구의 훌리아가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오래된 건물의 이 층에 자리하고 있는 그녀의 연구실은 층고가 아주 높았고, 벽에는 책들이 가득 차있었다. 훌리아는 이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로, 자신의 성, 하뽄에 대한 연구로 최근 [센다이에서 세비야까지]라는 책을 냈다. 몇 년 전부터 스페인의 하뽄, 말하자면 스페인어로 일본이란 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던 종국은 이 책이 출판되었다는 소식을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알게 되었고, 인터넷 서점을 통해 책을 입수해 읽었다. 정확히 말하면, 스페인에서의 일본이라는 성에 대한 관심보다는, 그 사람들이 일본 사람이 아니라, 조선인들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미련을 버리지 못 하고 추적해왔다. 주문하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책이 도착했고, 급하게 내용을 읽었다. 벌써 몇 년 동안 이 주제에 대해 개인적인 연구를 해왔기에, 책의 내용을 보는 순간 자신이 그동안 탐구해온 것에 비해 특별한 발견은 없고, 다만 훌리아가 자신의 고향인 꼬리아 델 리오와 하뽄이라는 성을 가진 가족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연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종국는 스페인 내에서 이 분야에 가장 전문가인 훌리아를 꼭 만나보고 싶었다. 외무부에서 일을 하다 보니, 개인적인 연구에 집중할 수 없었고, 거리 상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