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강의] '등장인물'인가, '작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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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귀향(세르반테스를 만난 조선인) / 16.자유(Libert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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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자유   “ 사실 , 나라의 발전에 기여한다고 하지만 , 모든 것은 자신의 자유보다 앞설 수는 없다고 생각하오 . 노예나 속박된 상황은 인간에게 가장 비참한 삶이라고 생각하오 . 그 어떤 이유도 , 한 인간을 함부로 구속하면 안된다고 생각하오 . 난 , 그들이 비록 조선으로 돌아가지 않았더라도 , 일본을 빠져나와 자기 의지대로 삶을 영위할 수 만 있었다면 , 그것이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하오 .” “ 네 , 배를 타고 일본을 떠나는 것 자체가 자유였습니다 . 사실 , 저는 운이 좋아서 예수회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지만 , 조선에서 끌려간 , 정확히 말하면 짐승처럼 잡혀간 수많은 사람들의 사정은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참했습니다 . 가난이 습관화된 천민들도 있었지만 , 특히 어렵지 않게 살았던 양반들도 많이 잡혀갔습니다 . 일단 그렇게 된 상황에서는 이전의 신분을 주장할 어떤 권리도 없었습니다 . 자유가 없는 곳에 , 신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 “ 전쟁은 그렇게 기존의 질서와 체제를 무너뜨리는 대사건이오 . 그것 때문에 모든 게 망가지고 , 그것 때문에 , 새로운 가능성도 열리는 것이겠지 .” “ 대부분의 조선인들은 조선과 가장 가까운 큐슈의 나고야로 이동하거나 , 나가사키 항에서 직접 노예나 노비로 팔려갔습니다 . 이미 아프리카를 통해 노예무역에 열을 올리고 있던 포르투갈은 , 아시아에서도 그 수요가 많아지자 공급처를 찾았는데 ,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이유에는 , 그들에게 노예로 팔겠다는 상업적 목적도 있었던 것입니다 . 포르투갈의 상인과 일본의 상인 , 그리고 일본의 군부 , 거기에 기독교 신부들의 이해관계가 교차되면서 , 조선인은 그야말로 사냥되는 존재에 불과했습니다 . 일본은 서양 사람들을 만난 지 수십 년 만에 자신들보다 우월했던 조선을 무력으로 이길 수 있는 준비를 했습니다 . 아시아의 역사는 중국 , 고려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갔던 것이 , 그 방향을 바꿔 서양에서 일본을 거쳐 조선으로 들어오는 첫 번째 사건이 임진왜란...

[DQ] 바라따리아와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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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따리아와 유토피아 사람은 '현재보다 나은 내일'을 꿈꾼다. 현재가 힘들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모델은 서양에서는 '금의 시대'(황금시대)로 잡았다. 그리고 기독교가 들어온 후에는 '천국', 또는 '에덴동산'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금의 시대는 미래에 있을 시대가 아니라, 이미 있었던 때다. 거기서 미끌어져 내려와 지금은 '철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게 현실이다. 따라서, 힘든 현실은 과거 누렸던 금의 시대를 모델로 삼아, 추구하려한다. 그게 '이상'이고, '이데아'다. 이 이데아의 세계, 또는 천국은 존재했다고 믿어야 한다. 그래야, 그것을 '모방'할 수 있고,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서양 문학의 대부분은 이런 이상사회에 대한 표출이다. 서양의 뿌리는 금의 시대에서나 에덴 동산에서 추방당한 일종의 콤플렉스에 빠져있으니, 내면의 세계에 이런 갈구는 당연할 지 모르겠다. 소크라테스로부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서양 학문의 뿌리에서부터 이 논의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니, 어쩌면 그 모델이 정확하지 못한 동양에 비한다면, 그쪽이 더 체계적이고 학문적이고, 현실적이란 생각이 든다. 이런 전통의 선상에 [돈키호테]라고 예외는 아니다. 말하자면 세르반테스가 생각하는 금의 시대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보다 더 현실적이다. 말하자면 지리상의 발견 후, 그리고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이후, 이데아로 만 있을 것 같은 세상이 지구촌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다. 여성들 만이 만든 세계가 있었고, 모든 사람이 완전 평등한 나라도 있다고, 현장을 경험한 사람들이 말했다. 세르반테스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특히, 아메리카로 갔던 사람들이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래서 그는 아메리카에 가고자 많은 시도를 했다. 그러나 실패! 결국, 그는 [돈키호테]에 모...

[DQ] 추방된 인간의 콤플렉스와 과거시대에 대한 향수 (원전으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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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방된 인간의 콤플렉스와 과거시대에 대한 향수 'Ad fontes'라는 라틴어가 있다. '원전으로 돌아가라'는 의미다. 서양에서 원전이란 두가지 방향이 있다. 하나는 고대 그리스라는 서구문명의 출발점이며, 또 하나는 그보다 한참 뒤에 저기 지중해 남동쪽 예루살렘에서 온 기독교다. 원래 이 구호가 나온 것은, 전자에 대한 가치 회복이다. 후대에 르네상스라고 부르는 이 고전의 회복운동은 중세 기독교가 오랫동안 강한 힘을 발하다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중에 나타난 현상이다. 거기에는 이슬람세력과의 대결과 십자군 원정이 있었고, 기독교 자체의 부조리가 산처럼 쌓였으며, 상업 자본가들의 등장 등 이유는 많았다. '원전으로 돌아가라'가 고대 그리스 원전에 대한 재해석을 의미하기는 하지만, 이미 서구사회에 깊은 뿌리를 내린 기독교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독교적 원전, 즉 '성서로 돌아가라'는 말로도 통했다. 뭔가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외친다는 것은, 현재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가 어렵고 부조리하고, 현재를 바꾸고 싶을 때, 원래의 상태를 갈구한다. '원전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결국, '개혁정신'의 표출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미 예견된 것처럼, 서구사회는 '원전'에 대한 추구를 통해, 개혁의 외침이 커졌는데, 그 방향은 고대 그리스의 '황금시대'이며, 기독교의 '에덴동산'이다. 이렇게 르네상스는 황금시대와 에덴동산에서의 인간을 추구하고, 상호는 섞여서 설명되는데, 성서의 내용을 그린 그림에 그리스 로마신화가 섞이고, 성화의 인물에 당대 인물을 그려넣는 일이 발생한다. 과거에는 신성모독이라고 해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인 것이다. '기독교적 인문주의'는 이런 절충형의 '개혁'의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다. 그러나, 기독교의 신중심과 인문주의의 인간중심이 혼합된 이 단어는 당시 사회의 ...

[논문과 기고문] 깔데론의 Persona desnuda적 인물 구현과 극중극(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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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데론의 Persona desnuda적 인물 구현과 극중극   (『La vida es sueño』를 중심으로)                                                                                                                                               윤 준 식 I. 들어가는 말    스페인문학에서 세르반떼스 만큼이나 많이 언급되고 연구되는 작가를 찾으라면 바로 깔데론을 꼽을 수 있겠다. 세르반떼스와 영국의 셰익스피어가 동시대 양국의 대표작가라는 점과 기타 몇 가지 유사성에 의해 서로 비교 언급되고 있지만, 깔데론과 셰익스피어는 양자가 극작가라는 공통점 외에도 세계연극사에 중요한 한 획을 그었다는 점에서 상호 비교되며, 여기서 괴테가 말했던, “셰익스피어가 포도송이라면, 깔데론은 포도즙이다.”(Shakespeare era el racimo de uvas, y Calderón el zumo)라는 표현은 깔데론의 작품세계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는 점을 지적해주는 예가 될 것이다. 영국의 작가에게 ‘세상은 연극’(Theatrum mundi: El mundo es un escenario)이라는 단...